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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주찬의 타격왕 경쟁이 눈에 띄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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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는 전신인 해태를 포함해 타격왕을 총 네 차례 배출했다. 해태가 80년대와 90년대 프로야구의 맹주로 자리했지만, 타격왕과는 크게 인연이 없었던 편이다. 10회의 우승에 비하면, 타격왕 타이틀은 호랑이 군단과 인연이 없었다.

타이거즈의 첫 타격왕은 1990년 한대화(현 KIA 수석코치)였다. 타율 3할3푼5리에 각종 공격지표에서 최상위권에 오르며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1994년엔 4할에 도전했던 이종범(현 한화 이글스 코치)이 타율 3할9푼3리로 수위타자에 올랐다.

해태에서 KIA로 간판이 바뀐 뒤엔 2002년 장성호(현 롯데 자이언츠)가 3할4푼3리로, 2007년엔 이현곤(현 NC 다이노스)이 3할3푼8리로 타격 1위를 차지했다.

올시즌엔 모처럼 타격왕을 배출할 기회가 왔다. 리드오프 김주찬이 4일 현재 타율 3할8푼5리(278타수 107안타)로 타격 2위에 올라있다. 매경기 순위가 바뀔 정도로 타격왕 판도는 예측 불허다.

현재 타격왕은 3파전 양상이다. 한화 김태균(3할8푼6리, 280타수 108안타)이 김주찬에 1리 앞서 1위에 올라있고, 시즌 초반부터 4할에 도전해왔던 SK 와이번스 이재원은 3할8푼3리(308타수 118안타)로 3위로 떨어진 상태다.

이중 김주찬은 확실한 특색을 갖고 있다. 팀의 1번타자로 나서고 있음에도 기다리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타격한다. 볼넷이 고작 21개에 불과하다. 김태균이 46개, 이재원이 33개의 볼넷을 고른 것과는 대조적이다.

타석당 투구수 역시 3.6개에 불과하다. 김태균(4.1개) 이재원(3.9개)에 비해 적다. 자신이 생각한 공이 오면, 곧바로 배트가 나오는 편이다.

사실 타격왕 경쟁에 있어 볼넷은 중요한 변수다. 갈수록 떨어져가는 체력을 감안하면, 볼넷을 적절히 골라 내야 타율 유지가 수월하다. 하지만 김주찬의 경우, 볼넷보다는 공격적으로 쳐서 타율을 끌어올리는 스타일이다.

김주찬의 폭발력은 검증돼 있다. 6월부터 엄청난 페이스로 몰아치기를 시작해 프로야구 최초 10경기 연속 멀티히트 신기록을 세웠다. 부상으로 오랜 시간 자리를 비웠음에도 괴물 같은 페이스로 규정타석을 채웠고, 그 기세를 몰아 역대 최소경기 100안타 신기록(62경기)까지 달성했다.

현재 타율은 순전히 그의 공격적인 성향이 만든 결과물이다. 1번타자로 나서 기회도 많다. 타격왕 경쟁에 있어 독특한 성향을 가진 이가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볼거리다. 과연 KIA가 7년만에 타격왕을 배출할 수 있을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