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일병 가해 병장, "母 섬에 팔아 버릴 것" 협박까지...청와대 "진상조사가 우선"
윤일병 고문 살해 이 모(25) 병장이 상습적인 폭행도 모자라 부모에게 알리지 못하도록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윤일병 사건을 공식 문제제기한 군인권센터의 임태훈 소장은 4일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자세히 전했다.
임 소장은 "윤 일병이 전입 2주를 넘어서자마자 선임병들의 구타와 가혹행위가 시작됐다"며 "사망하기까지 약 35일 동안 하루에 90회 폭력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선임병들은 윤일병이 '말을 잘 못한다', '어눌하게 한다', '대답을 늦게 한다', '말대답을 한다', '소리를 내서 먹는다', '다리를 전다'등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집단 폭행을 가했다.
임 소장에 따르면 가해 선임들은 폭행당한 무릎이 부어서 무릎의 형체가 없는 데도 불구하고 신기하다고 때리거나, 잠도 안 재우지 않는 것은 기본이며 두세 시간 동안 기마 자세를 하게 만들기도 했다.
특히 앞서 군인권센터는 선임들은 얼굴과 허벅지 멍을 지우기 위해 연고제 안티푸라민을 처방하면서 윤 일병의 성기에까지 발라 성적 수치심을 주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임 소장은 '논란'이 아닌 '성추행'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임 소장은 "국방부는 소염제를 가해자들이 발라주지 않고 피해자가 스스로 바르게끔 했다는 것인데 (다들) 보는 앞에서 그렇게 했으면 전자도 성추행이고 후자도 성추행이다. 국방부의 성 인지적 마인드가 거의 이 정도"라고 꼬집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 병장은 '내 아버지가 깡패다'며 '때리고 이런 걸 알리면 너희 아버지 사업을 망하게 하겠다. 그리고 너희 어머니를 섬에 팔아버리겠다'며 협박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올해 초 윤일병이 자대 배치된 뒤 부대 내 운동회가 열려 부모님을 초청하기도 돼 있었지만, 이마저도 이 병장이 마일리지가 모자란다는 이유로 윤일병 부모님의 방문을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 소장은 "윤 일병의 어머니가 찾아오셔서 펑펑 우셨다. '내가 미친 척하고 갈걸. 갔으면 아들 멍 보고 문제제기 했을 텐데...' 하셨다"며 "작년 훈련소 끝나고 본 게 마지막이 됐고, 가족들은 사망하기 전까지 가혹행위에 대해 전혀 몰랐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한편 35일간 폭행에 시달린 윤 일병은 지난 4월 6일 음식을 먹던 중 선임 병들에 가슴 등을 맞고 쓰렸다. 이후 윤 일병은 당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음식들이 기도를 막아 산소 공급이 중단되며 뇌손상을 입어 다음 날인 7일 사망했다.
현재 군 검찰에서는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해 단순 상해치사로 기소한 상태.
이에 임 소장은 "살인의 고의가 명백하게 35일 동안 있었음에도 단순 상해치사로 기소하는 건 말이 안 된다. 상해치사로 하면 기본 3~5년이다. 가중돼봤자 4년에서 7년이다. 거기에 특별양형인자로 해서 가중처벌을 해도 10년 6개월이다. 살인죄로 지금 양형기준을 바꾸게 되면 최고로 양형을 받으면 23년 이상 무기이다"라며 철저한 원인 규명을 통해 징계 범위를 상급자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4일 윤 일병 사건과 관련해 "육군 고위직 인사까지 문책하겠다는 기사가 나오는데 진상조사가 우선돼야 한다"며 "이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부모들이 자식을 안심하고 군에 보낼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만들어지는데 방점이 찍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를 구체적으로 추가 문책하는지는 알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많은 네티즌들은 윤 일병 사망 사건 소식에 "윤일병, 이제는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윤일병, 사망 당시 모습을 보고 충격 받았습니다", "윤일병 온 몸에 시퍼런 멍들이...", "청와대 진상조사가 우선이라고 밝혔군요", "청와대 진상조사가 우선이라고 하는데 맞는 것일까요?"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스포츠조선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