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까지 해야 2000경기 출전하지 않을까."
두산 베어스 주장 홍성흔(37)이 16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1800경기 출전 기록을 세웠다. 역대 11번째 대기록이다. 그런데 경기 전 홍성흔은 포수 장비를 착용하고 최재훈과 함께 포수 훈련을 했다. 김진수 배터리코치의 펑고를 받으며 구슬땀을 흘렸다.
현재 홍성흔의 포지션은 지명타자. 하지만 국가대표 포수 출신으로 포수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이다. 홍성흔이 포수 훈련을 한 이유는 뭘까.
홍성흔은 "포수도 해야 2000경기 나가지"라며 웃었다. 이날로 1800경기 출전 기록을 세운 만큼, 200경기를 더 뛰기 위해선 수비도 해야 하지 않겠냐는 것이었다.
물론 홍성흔이 포수로 출전할 가능성은 낮다. 경기 중 엔트리 내 포수를 모두 소진할 경우 '보험용 포수'로 나갈 수는 있지만, 다시 마스크를 쓰는 건 무리다. 대신 팀을 위해 언제든 나갈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홍성흔은 올시즌 '기록의 사나이'다. 이날 1800경기 출전을 제외하고도 올시즌 각종 기록들을 세웠다. 2700루타를 시작으로 1000타점, 800득점, 1900안타, 2800루타, 300 2루타 기록을 연달아 달성했다.
홍성흔은 "야구 오래 하다 보니 기록이 많이 나올 뿐"이라며 웃어 넘겼지만, 꾸준하게 활약하는 베테랑의 가치를 알 수 있는 기록들이었다. 전날까지 1905안타를 기록한 홍성흔은 예년의 페이스만 유지하면 내년 시즌 2000안타 달성이 가능하다. 2000경기 출전은 2016년에 가능하다.
지난해 두산과 FA(자유계약선수)로 4년 계약한 홍성흔은 최소한 2016년까지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다. 앞서 2000안타를 달성한 양준혁, 전준호(은퇴), 장성호(롯데), 이병규(LG) 중 양준혁과 전준호 장성호는 2000경기 출전 기록도 세웠다.
기록의 사나이 홍성흔이 앞으로 어떤 기록들을 더 세울 수 있을까.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