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시즌 맨유는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우승은 커녕 각종 불명예 기록을 세우며 7위로 추락했다. 유럽챔피언스리그 진출까지 실패했다.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이 한시즌도 채우지 못하고 경질됐고, 2006년 맨유를 인수한 말콤 글레이저 구단주까지 사망했다. 연이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맨유의 가치에는 변함이 없었다.
오히려 구단가치가 상승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16일(이하 한국시각) 발표한 세계 축구구단 가치 순위에서 맨유를 1위로 꼽았다. 지난해 3위로 추락하며 레알 마드리드에 1위 자리를 내줬던 맨유는 1년만에 다시 정상을 탈환했다. 포브스는 맨유가 유럽챔피언스리그 진출이 좌절됐지만 대형 스폰서 계약으로 이를 보완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맨유는 최근 2건의 대형 계약을 성공시켰다. 미국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의 쉐보레와 7년간 5억5900만달러(약 5738억원) 조건으로 유니폼 광고 후원 계약을 했다. 두번째가 대박이었다. 맨유는 15일 성명을 통해 아디다스와 연간 7500만파운드(약 1300억원)에 스폰서 계약을 했다고 전했다. 계약기간은 10년에 달한다. 맨유는 2015~2016시즌부터 아디다스 유니폼을 입는다. 이는 스폰서 계약 역사상 최고액이다. 그 전 최고는 올 1월 아스널과 푸마간의 연간 5100만달러(약 526억원), 5년 계약이었다. 2배가 넘는 금액이다. 3위는 연간 4100만달러(약 422억원)에 아디다스와 계약을 한 레알 마드리드가 차지했다. 아디다스는 아시아 지역에서 유난히 팬이 많은 맨유를 활용해 시장 확대를 노리겠다는 계획이다.
스폰서 계약 발표 후 맨유의 주식은 약 5% 정도 상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연스레 맨유의 구단가치도 올랐다. 월스트리트에서는 맨유의 가치를 약 36억달러(약 3조7141억원)로 평가하고 있다. 이는 지난 4월 34억4000만 달러(약 3조 5000억원)로 구단가치 1위를 차지했던 레알 마드리드보다 1억6000만 달러(약 1650억원) 높은 액수다.
맨유는 이같은 천문학적인 후원을 등에 업고 대대적인 리빌딩에 나서고 있다. 이미 루이스 판할 감독을 차기 감독으로 임명한 맨유는 안데르 에레라와 루크 쇼를 영입했다. 아르토루 비달(유벤투스), 케빈 스트루트만(AS로마), 마츠 후멜스(도르트문트) 등에도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맨유는 부진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돈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것이 맨유라는 브랜드가 가진 힘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