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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맨' 이상협 "상주 후임들아! 외박대신 간식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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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지만 승리 외박은 다음 기회에…."

'미친 왼발' 이상협(전북)이 후임들이 활약 중인 상주 상무에 선전포고를 날렸다. 불과 3개월 전까지 몸담았던 전 소속팀과의 결전을 앞두고다.

전북은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상주와 K-리그 클래식 16라운드를 갖는다. 전역 후 처음으로 '친정팀'을 상대하는 이상협도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제대한 이후에도 새 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는 걸 상주 선수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이상협에게 상주는 특별한 팀이다. 이상협은 2년간의 군복무 기간동안 '개과천선'했다. 2006년 FC서울에 입단해 제주와 대전(임대)을 거쳐 상무에 입대한 이상협은 왼발 킥 능력이 워낙 탁월해 '미친 왼발'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러나 서울을 떠난 이후 '유망주' 꼬리표를 떼지 못하며 그저 그런 선수로 전락했다. 경기 출전 기회조차 잡지 못하고 벤치를 전전했다. 군입대가 터닝포인트였다. 약점인 체중 관리에 전력을 다하며 정상 컨디션을 되찾았다. 결국 이상협은 지난해 29경기에 출전해 15골을 넣으며 '미친 왼발'에 어울리는 활약을 펼쳤다. 지난 4월 초, 군 전역후 그는 전북으로 이적했다.

적응이 쉽지 않았다. 전반기에 6경기에 나서 한 개의 공격 포인트도 기록하지 못했다. 포지션 적응에 애를 먹었다. 그는 "전반기에 왼쪽 측면 공격수로 기용됐다. 전북의 윙어들은 많이 뛰어야 한다. 스피드도 필요하다. 나는 컨디션이 좋을 때도 체력이 좋은 선수가 아니었다. 상주에서도 최전방 공격수로 뛰었다. 전북 스타일에 적응하는데 힘들었다"고 했다.

전반기를 마친 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이상협을 따로 불렀다. "휴가 기간 동안에 몸을 만들어 와라." 팀 동료보다 4~5일 휴가를 일찍 받았다. 이상협은 최 감독의 의중을 파악했다. 경고였다. 약 2주간의 휴가 동안 이상협은 심신을 단련했다. 그는 "공격수가 전반기에 한 개의 공격 포인트도 올리지 못하니 감독님께서 경고를 하시는 것 같았다. 휴가 기간동안 정신적, 육체적으로 무장했다. 이후 전지훈련에서 정말 많은 훈련을 소화했다"고 밝혔다. 후반기 시작에 앞서 이상협은 최 감독과 다시 마주 앉았다. 이상협과 전북이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찾았다. 포지션을 최전방 공격수로 바꿨다.

이상협은 포지션을 바꾼지 3경기만에 이적 마수걸이 골을 터뜨렸다. 13일 열린 경남전에서 감각적인 헤딩골을 터뜨리며 전북의 4대1 대승을 이끌었다. 16일 울산과의 FA컵에서도 골을 기록하며 2경기 연속 골을 터뜨렸다. 오른발 슛이었다. 남은 것은 왼발이다. "부담감이 많았는데 조금 덜어냈다. 이제 제자리를 찾은 것 같다. 왼발이 터지기를 바라고 있다."

이상협은 부담감을 털어내고 상주를 상대하게 됐다. 리그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릴 수 있는 기회다. 하지만 3개월 전까지 동고동락했던 옛 동료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지 않다. 그는 "군인들에게는 외박만이 희망이다. 승리하면 외박을 나가지만 이번에는 마음을 접었으면 좋겠다. 내가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는걸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상주전에 골을 넣고 이기고 싶다"고 했다. 대신 전북이 승리할 경우 '보상'을 약속했다. "전북이 승리하면 승리 수당을 받아 옛 동료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사주겠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