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에서 여름휴가를 즐기고 있던 A씨는 어린 아들의 울음소리를 들었다. 아이가 계단에서 굴러 떨어져 턱 끝이 찢어지고 피가 나고 있었다. 놀란 A 씨는 급한 마음에 연고와 지혈가루를 바르고 가까운 응급실을 찾았다. 그러나 그게 오히려 독이 됐다. 흙으로 범벅된 상처위에 지혈가루와 연고가 섞여 그 상처를 더 오염시킨 것. 간단히 세척 후 꿰매면 될 상처였지만 오염된 조직을 제거하고 여러 차례 소독 후 파상풍 주사와 항생제 주사까지 맞아야 했다.
A씨처럼 잘못된 응급처치로 어린아이의 상처를 더 악화시키는 경우가 있다. 여름 휴가철 활발한 아이들과 함께하다보면 크고 작은 사고가 일어난다. 보통 부모들은 아이가 다치면 응급실부터 생각하지만 전문가들은 상황에 따라 상처가 심하지 않으면 근처 성형외과를 이용하는 것이 어린이 피부에 흉터를 남기지 않는다고 조언한다.
보호자는 어린이가 다쳤을 때 가장 먼저 '응급실을 갈 만한 상황인지' 판단해야 한다. ▶찢어진 상처 외에 의식장애, 호흡장애, 운동장애 등 다른 징후가 보일 때 ▶아이의 나이가 1살 미만이거나 기본에 다른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상처부위를 10분 이상 눌러도 피가 멈추지 않고 계속 나는 경우 ▶뼈나 인대가 보일 정도의 깊은 상처일 경우 ▶상처에 유리조각이나 이물질 등이 들어가 있을 경우는 신속히 가까운 응급실이나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휴가철 낯선 병원에서 무조건 서둘러 치료를 받기보다 다음과 같은 응급조치 후 48시간 내에 가까운 병원에서 치료받으면 된다. 어린이가 상처가 났을 시 ▶상처를 깨끗한 물에 반복해서 씻어낸다 ▶약국이나 마트에서 생리식염수를 구입해 상처부위를 소독한다 ▶소독된 거즈나 깨끗한 수건으로 상처부위를 눌러 지혈한다 ▶상처가 지혈되면 병원 방문 전까지 거즈, 밴드, 습윤밴드 등으로 상처를 보호한다.
이 때 서툰 응급처치는 금물이다. 빨간약(포비돈용액)이나 과산화수소수액 등 상비약은 매우 강력한 소독약이므로 함부로 상처부위에 바르지 말아야 한다. 또 상처연고나 지혈가루 등을 함부로 오염된 상처에 바르거나 뿌리면 연고나 지혈가루가 그 상처를 더 깊고 넓게 만들 수 있으니 자제해야 한다.
더불어 어린이의 찢어진 상처나 피부가 많이 벌어진 상처는 일반외과나 응급실에 가는 것보다 성형외과에서 어린이 보험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박철수 찰스성형외과 원장은 "성형외과에서 쓰는 실은 보통 응급실이나 외과에서 쓰는 실보다 훨씬 얇기 때문에 흉터가 생길 염려가 거의 없다"며 "성형외과는 기본적으로 피부재생관리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흉터가 생기지 않도록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