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동반 부활 이승엽-김태균, 작년을 잊었다

by

지난 2011년말 국내 프로야구에는 굵직한 스타 2명이 복귀했다.

일본서 이승엽과 김태균이 돌아온 것이다. 이승엽은 8년, 김태균은 2년간 열도 정벌에 나섰다. 부침이 있었지만 한국 야구의 힘을 보여준 두 거포는 나란히 친정팀으로 돌아왔다.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이승엽은 삼성, 김태균은 한화 유니폼을 다시 입었다.

2012년 복귀 첫 시즌. 이승엽은 타율 3할7리, 21홈런, 85타점을 올리며 시즌전 20홈런-80타점을 이야기했던 류중일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또 개인적으로 2002년에 이어 10년만에 두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의 감격도 맛봤다. 그러나 지난해 이승엽은 프로 데뷔 이후 최악이었다. 111경기에서 타율 2할5푼3리, 13홈런, 69타점. 류 감독은 이승엽을 꾸준히 3~4번에 기용하며 지지했지만, 숫자로 나타난 결과는 미흡했다. 성적만 보면 "천하의 이승엽도 나이를 속일 수 없다"는 말이 무리는 아니었다.

올시즌 이승엽은 6번 타자로 나서고 있다. 최형우 박석민 채태인 등 후배들에게 '정든' 자리를 물려줬다. 젊은 타자들이 중심을 맡고 팀의 리더인 이승엽이 자연스럽게 뒤를 받치면 타선의 효율이나 모양새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류 감독의 전략적 선택이었다. 효과는 기대 이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10일 현재 이승엽은 타율 2할9푼3리, 19홈런, 59타점을 기록중이다. 타점은 팀내 1위. 복귀 후 최고의 성적을 낼 조짐이다. 중심타선에 포진한 후배 3명은 합계 타율 3할2푼, 45홈런, 160타점을 합작중이다.

하지만 6월 한 달간 타율 3할3푼, 9홈런, 23타점을 몰아친 이승엽은 7월 들어 다소 주춤하고 있다. 6경기에서 1할(20타수 2안타)을 쳤고, 홈런은 1개 뿐이다. 4경기 연속 무안타로 침묵중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활약상을 보면 슬럼프가 길어질 공산은 크지 않다. 삼성은 이날 현재 2위 넥센에 5경기차 앞서 있다. 팀은 여전히 고공행진중이다. 이승엽이 부담을 가질 상황과 이유는 없다. 심리적으로 편하면 슬럼프는 금세 벗어날 수 있다.

김태균 역시 복귀 후 최고의 활약상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현재 타율 3할7푼5리, 11홈런, 62타점을 기록중이다. 타격 3위, 타점 5위다. 지금과 같은 페이스라면 시즌 110타점이 가능하다. 이용규 정근우의 가세로 찬스가 많이 생긴데다 외국인 타자 피에의 존재도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이날 넥센전에서는 1회 3점 홈런을 터뜨리며 7연패 탈출의 주인공이 됐다. 올시즌 득점권 타율이 4할3푼2리나 된다.

김태균은 2012년 복귀 첫 시즌 8월초까지 4할 타율을 유지하는 등 절정의 타격감을 뽐냈다. 그러나 타점은 80개로 이름값에 미치지 못했다. 앞뒤 타선이 약한 때문이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타율 3할대(0.310)를 올렸지만, 10홈런과 52타점에 그쳤다. 시즌 중 잔부상도 많았다.

두 선수의 부활은 심리적인 측면에서 비롯됐다. 지난 겨울 그 누구보다 열심히 뛰고 땀을 흘렸다. 나이가 들수록 몸을 탄탄하게 만들어야 시즌을 잘 버틸 수 있는 법. 이승엽은 올시즌 전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김태균도 팀이 치른 72경기중 결정한 것은 3경기뿐이다. 둘다 아픈 곳이 없으니 타격 밸런스가 잘 유지되고 있다. 고참으로서의 자존심과 위기감도 작용했다. 김태균은 7연패를 끊은 뒤 "팬들의 박수에 미안함이 느껴졌다"고 했다. 팀의 간판으로의 책임감이기도 하다. 내년이면 마흔이 되는 이승엽은 정상의 자리를 더 유지하고 싶어한다. 올시즌 부활을 간절히 바랐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