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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팬들 환호에도 고개숙인 손흥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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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민아 고개 들어.", "흥민아 잘했어, 울지마."

30일 홍명보호가 귀국한 인천국제공항. 부진을 비난하는 엿세례와 소녀팬들의 함성이 공존했다. 소녀팬들의 환호는 한 사람에게 집중됐다. 브라질월드컵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인 '막내' 손흥민(22·레버쿠젠)이었다.

손흥민은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축구가 얻은 유일한 소득이었다. 그는 알제리전에서 데뷔골을 터뜨리는 등 부진하던 홍명보호의 공격진을 홀로 이끌다시피 했다. 외신들의 찬사도 이어졌다. 첫 월드컵서 존재감을 과시했지만, 추락한 팀성적과 함께 고개를 숙였다. 인터뷰에 나선 손흥민의 표정에는 16강 탈락의 아쉬움이 여전했다. 그는 귀국 인터뷰에서 "선수, 코치, 팬들 모두 생각하는게 똑같을거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첫 월드컵서 큰 경험을 했지만, 너무나 아쉬운 월드컵이었다. 이 아픔을 잊는게 중요하다"고 했다.

벨기에전 이후 충격은 컸다. 선수, 코칭스태프간 특별한 얘기는 없었고, 개인적인 시간이 필요했다. 손흥민은 "월드컵이 끝나고 경기에 대해서 특별히 얘기를 나누지는 않았다. 개인적인 시간을 가졌다. 내 개인적으로는 너무나 슬펐고, 대한민국 선수로 월드컵에 나가 성적을 내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는 것이 당연하다. 개인적으로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변명은 하지 않았다. 모두가 내 탓이었다.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준비가 되지 않은 것 같다는 지적에 대해서 "경기장에서 뛰는 선수들과 밖에서 느끼는 부분과는 차이가 있다. 브라질이 생각보다 습도가 높았다. 체력운동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변명하지는 않겠다. 준비를 잘 못했기에 월드컵 16강에 가지 못했다. 월드컵은 잘 준비한 팀에게만 기회가 온다. 우리가 준비가 되지 않은 것은 성적을 보면 알 수 있다"고 했다.

손흥민의 월드컵은 끝났지만, 올해 빅이벤트가 한가지 더 남았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이다. 손흥민은 23세 이하 선수들이 참가하는 아시안게임 출전이 가능한 연령대다. 병역을 해결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하지만 월드컵의 충격이 크기에 아직 아시안게임에 대해 언급하기는 이르다고 했다. 손흥민은 "아시안게임은 전부터 생각했던 큰 대회고 한국에서 열리는 만큼 중요하다. 나가고 싶은 선수들도 많고 나도 기대가 크다. 하지만 지금 이시점에서 아시안게임 얘기하는건 이르다. 월드컵에 대한 아쉬움이 크기에 이를 추스릴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