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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의 또 다른 적 '4000명 대규모 알제리 응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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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이하 한국시각) 벨기에와 알제리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이 열린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의 에스타디오 미네이랑 경기장에는 '알제리'를 외치는 목소리가 가득했다.

경기 며칠전부터 예상됐던 그림이다. 알제리의 베이스캠프가 차려진 브라질 상파울루 인근의 소로카바. 선수들의 훈련이 진행되는 훈련지의 정문 앞에 알제리 팬들이 모여 들었다. 훈련장에 들어갈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도 알제리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국기를 들은 50여명의 팬들이 훈련장 정문앞에 진을 쳤다.

이 분위기는 경기가 열리는 벨루오리존치로 이어졌다. 경기가 열리기 이틀전부터 벨루오리존치가 알제리 대표팀의 고유색인 녹색 물결로 출렁거렸다. 공항에서부터 온통 알제리였다. 호텔도 마찬가지다. 경기장 주변에 있는 호텔은 3~4개. 호텔 방은 모두 알제리 팬들이 점령했다.

'역대 최강'의 대표팀이 꾸려졌다며 기대를 가득 품은 알제리 팬들이 브라질을 대거 찾았다. 알제리 축구팬에 따르면 그 규모가 4000여명에 이른다. 열정이 대단하다. 알제리에서 브라질까지 직항 항공편이 없다. 환승 시간까지 더하면 14시간 이상 걸리는 장거리 이동이다. 그럼에도 4000여명의 대규모 응원단이 알제리 대표팀을 위해 브라질을 방문했다.

알제리 팬들의 응원 열기는 경기장 밖에서도 뜨거웠다. 경기가 열리기 3시간 전부터 에스타디오 미네이랑 경기장 주변을 점령했다. 북을 치며 길거리를 행진했다. 그들은 '비바, 알제리'를 외쳤다. 알제리에 비해 소규모로 경기장을 찾은 벨기에 팬들이 위축될 정도였다. 경기장 안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본부석 오른쪽을 점령한 알제리 팬들의 응원이 경기 내내 이어졌다. 전반 25분 열기가 절정에 달했다. 전반 25분 소피앙 페굴리(발렌시아)가 페널티킥 선제골을 넣은 순간이다. 알제리 팬들은 열정적인 응원으로 알제리 대표팀에 힘을 실어줬다. 비록 알제리가 1대2로 역전패했지만 알제리 팬들의 응원은 멈추지 않았다.

문제는 4000여명의 팬들이 한국과의 2차전이 열리는 포르투알레그레의 에스타디오 베이라-리우 경기장을 찾는다는 것이다. 팬들의 응원은 선수들의 경기력을 끌어 올리는 중요한 요소다. 4000여명의 울림은 알제리 대표팀을 더욱 힘내게 할 수 있다. 반면 한국에서 온 '붉은악마'의 규모는 120여명, 2차전에 추가로 80여명이 합류하면 200여명이 응원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알제리보다 20배 적은 규모다. 규모로만 따지면 알제리의 응원에 적수가 못된다. '비바, 알제리'를 외치는 알제리 팬들의 응원은 태극전사들의 또 다른 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12번째 태극전사'들의 힘을 믿는다. 일당백이다. 붉은 악마의 열정은 알제리보다 더 뜨겁다. 미국 디트로이트와 브라질 상파울루를 거쳐 쿠이아바까지 28시간의 대이동을 마다하지 않았다. 체계가 잘 잡힌 붉은 악마의 응원은 4000여명의 알제리 팬들의 응원 못지 않다. 붉은 악마가 12번째 태극전사가 되어 4000여명의 알제리 응원단을 상대한다면 홍명보호도 더 힘을 낼 수 있다.

벨루오리존치(브라질)=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