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이 흔들린다. 삼성이 흔들린다.
삼성 라이온즈의 굳건했던 불펜이 흔들리고 있다. 삼성이 1위를 달리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던 불펜진이 최근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삼성의 1위 아성 역시 안심할 수 없게 됐다.
14일까지 6월에 삼성이 치른 10경기서 블론세이브만 4차례 나왔다. 이중 마무리 임창용이 두번, 셋업맨 안지만이 두번 기록.
지난 6일 대구 KIA전서는 9-7로 앞선 9회초 마무리 임창용이 등판했는데 나지완에게 2루타를 맞는 등 안타 3개와 볼넷 1개로 3점을 내주며 역전당했다. 9회말 1점을 얻어 10-10 동점을 만들었지만 연장에서도 불펜은 흔들렸고 결국 연장 11회에 12대13으로 패했다.
지난 10일 목동 넥센전서는 홈런 한방이 아쉬웠다. 5-4로 앞서던 8회말 셋업맨 안지만이 강정호에게 동점 솔로포를 맞았고, 8회말이 끝난 뒤 세차게 내린 비로 결국 강우콜드게임이 된 것. 강정호만 잘 잡았다면 강우콜드게임 승이 될 뻔했지만 아쉽게 무승부로 끝나버렸다.
13∼14일 대구 두산전서는 이틀 연속 블론 세이브가 나왔다. 2-2 동점이던 7회말 최형우-박석민의 연속타자 솔로포가 터지며 4-2로 앞서 승리가 눈앞에 보였지만 8회초 무사 1,2루서 등판한 안지만이 첫타자 4번 칸투에게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스리런 홈런을 맞아 4-5로 역전당했다. 결국 임창용을 내지 못하고 패배. 14일엔 6-2로 앞서다가 7회초 안지만이 칸투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는 등 3점을 내줘 1점차로 쫓겼고, 9회초엔 임창용이 칸투에게 적시타를 맞아 6-6 동점을 허용했다. 다행히 9회말 김상수의 끝내기 안타로 7대6으로 승리했지만 결코 개운한 승리는 아니었다.
5월에 유일하게 3.48의 3점대 평균자책점으로 14홀드-9세이브를 기록하며 팀의 1위 등극에 큰 역할을 했던 불펜진이 6월엔 평균자책점이 5.35로 평범한 팀이 됐다. 삼성보다 좋은 평균자책점을 보인 팀이 NC, 롯데, LG, SK 등 4팀이나 됐다. 세이브는 단 1개에 불과했다.
삼성의 최강 승리조가 대부분 좋지 않다. 마무리 임창용은 6월에 3번 등판했는데 그중 두차례 블론세이브를 했다. 5월엔 11경기서 1패 9세이브에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했지만 6월엔 평균자책점이 13.50으로 껑충 뛰었다. 안지만도 5월엔 0.77에 불과했던 평균자책점이 6월들어 4.70으로 나빠졌고, 심창민도 11.25로 나빠졌다.
결국 삼성은 6월들어 8승2패를 할 수도 있었지만 5승1무4패에 그치며 2위 NC와의 승차를 넓히지 못했다.
더워질수록 힘을 낸다는 삼성이 여름을 잘 나기 위해선 불펜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 삼성 류중일 감독에게 올시즌 첫 위기가 찾아왔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