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국내 프로야구에도 비디오 판독 확대 시행이 결정될 것 같다.
KBO는 이번 2014시즌 유독 많이 불거진 오심 논란 때문에 시달렸다. 명백한 오심 장면이 생중계로 전국에 방송되는 바람에 프로야구 경기 자체에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는 위기를 맞았다. 오심이 잦아지면서 선수와 심판간에도 불신이 쌓여갔다. 급기야는 심판 판정에 불만을 가진 관중이 그라운드에 난입해서 심판과 몸싸움을 벌이는 어처구니 없는 일까지 벌어졌다.
KBO는 그냥 두고 볼 수 없었다. KBO는 올해부터 비디오 판독을 확대 시행하고 있는 메이저리그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었다. 메이저리그에서 잘 정착이 되면 2015시즌부터 국내 도입을 검토하려고 했다.
그런데 이번 시즌 오심 논란이 잦아지면서 비디오 판독 확대를 서둘러 도입할 수밖에 없게 됐다. KBO는 최근 메이저리그 현장을 찾아가 비디오 판독이 어떻게 확대 시행되고 있는 지를 살펴보고 왔다. 비디오 판독의 세부 시행 규칙과 범위 등을 조사했다. 그 세부 자료를 최근 9팀에 배포했다. 그리고 국내에서 어느 선까지 비디오 판독 범위에 포함시킬지 9팀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올해 당장 메이저리그 처럼 똑같이 할 수는 없다고 KBO는 말한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비디오 판독 확대 결정을 2013시즌 중반에 발표했다. 그들의 고민도 오심이 너무 자주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 오심 장면이 생중계되면서 판정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졌다고 판단했다. 하자가 난 콘텐츠를 소비자에게 그냥 팔 수 없다고 본 것이다. 그래서 조 토리 전 감독, 라루사 전 감독 같은 명장들을 중심으로한 위원회를 꾸려서 오심의 실태를 조사했고, 왜 비디오 판독을 확대할 수밖에 없는지를 구단과 팬들에게 설명했다. 그렇게 하고 난 후 메이저리그 30개 구장 곳곳에 비디오 판독을 위한 영상을 찍기 위해 자체 카메라를 설치했다. 수 백억원을 투자했다.
그리고 실제 적용에 앞서 이번 시즌 시범경기를 통해 비디오 판독을 테스트해봤다.
KBO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에서 여론에 떠밀렸다. 당장 비디오 판독을 확대 시행하지 않을 경우 팬들의 분노를 진정시킬 수가 없을 정도까지 됐다.
지금 당장 9개 구장에 미국 처럼 자체 카메라를 설치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럴 만한 돈이 없고, 또 구장에 카메라를 설치할 위치도 마땅치 않는 상황이다.
그래서 KBO는 올해는 일단 생중계 화면을 찍는 방송사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 생중계 화면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애매한 상황은 4심 합의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비디오 판독 확대와 4심 합의제를 적절히 섞겠다는 것이다.
부산=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