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장단점이 뚜렷한 경기였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에서 한국과 맞붙는 러시아의 최신 전력이 공개됐다.
러시아는 27일(한국시각)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페트로프스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슬로바키아와의 평가전에서 1대0으로 이겼다. 러시아는 브라질월드컵에 나설 주축들이 대거 모습을 드러낸 반면, 슬로바키아는 마렉 함식 등 주전들이 제외됐다. 러시아는 1.5군의 슬로바키아를 상대로 탄탄한 수비를 과시했지만, 공격에서는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한국 입장에서는 얻을 것이 많은 경기였다.
파비오 카펠로 감독은 이날 4-2-3-1 전술 대형을 들고 나왔다. 그간 주로 왼쪽 측면 공격수로 활동해온 알렉산드르 코코린(디나모 모스크바)이 최전방 공격수로 포진된 것이 이채로웠다. 좌우 날개 공격수로는 올레크 샤도프(제니트), 알렉산드르 사메도프(로코모티프 모스크바), 처진 스트라이커로는 알란 자고예프(CSKA모스크바)가 포진했다. 이고리 데니소프(디나모 모스크바), 빅토르 파이줄린(제니트)이 중앙 미드필더로 짝을 이뤘다. 좌우 풀백은 드미트리 콤바로프(스파르타크 모스크바), 안드레이 예셴코(안지)가 맡았다. 중앙 수비수로는 세르게이 이그나셰비치, 바실리 베레주츠키가 버텼고 골문은 이고리 아킨페예프(이상 CSKA모스크바)가 지켰다.
러시아는 활발한 포지션 체인지로 주도권을 잡았다. 볼을 빼앗겼을 때는 바로 과감한 압박을 구사했다. 러시아는 한수 아래인 슬로바키아를 상대로 높은 점유율을 유지했지만, 이렇다할 찬스를 만들지는 못했다. 코코린의 개인기량만이 돋보였을 뿐이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러시아는 자고예프 대신 신예 공격수 막심 카눈니코프, 오른쪽 풀백 예셴코 대신 알렉세이 코즐로프(디나모 모스크바)를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다. 코코린이 후반 12분 중원의 롱패스를 받아 한 번에 페널티지역에 침투, 골망을 흔들었으나 부심이 오프사이드를 선언해 득점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해결사는 후반 중반에 투입된 최전방 공격수 케르자코프였다. 케르자코프는 후반 37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카눈니코프가 올린 크로스를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헤딩으로 연결하며 결승골로 연결했다. 러시아 최고의 공격수로 불리는 케르자코프는 경계대상 1호임을 재확인 시켰다.
러시아는 강력한 수비를 앞세워 마지막까지 슬로바키아의 공격을 묶으며 1대0 승리를 거뒀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