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
냉정한 비판에는 귀를 열어야 한다. 그러나 비난을 위한 비난도 판을 친다. 그래서 '독이 든 성배'인 한국의 국가대표팀 감독직은 더 고독하다.
홍명보 월드컵대표팀 감독이 8일 23명의 브라질월드컵 최종엔트리를 공개했다. 여진이 있다. 우려의 목소리가 존재한다. 홍 감독도 예상했다. 런던올림픽의 인연, 홍명보 아이들 감싸기 등 모든 시나리오를 놓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 정치적인 고려를 할 수 있었다. '23명 + α'로 비켜갈 수도 있었다. 타협할 순 없었다. 홍 감독의 입장에선 최선의 선택이었다.
활은 시위를 떠났다. 홍명보호가 드디어 첫 발을 뗀다. 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 태극전사들의 최종 훈련이 시작된다. 최종엔트리 23명 중 1차적으로 9명이 12일 파주NFC(국가대표팀 트레이닝 센터)에 소집된다. 박주영(왓포드) 기성용(선덜랜드) 이청용(볼턴) 이근호(상주) 정성룡(수원) 김신욱 이 용 김승규(이상 울산) 이범영(부산)이다.
나머지 14명은 소속팀 일정에 따라 13일부터 순차적으로 입소할 예정이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는 구자철(마인츠) 지동원 홍정호(이상 아우크스부르크) 손흥민(레버쿠젠) 등은 11일 시즌이 막을 내려 13일 귀국할 계획이다. 잉글랜드에서 뛰는 김보경(카디프시티)과 윤석영(QPR)도 14일 파주NFC에 발을 들인다. 사우디아라비아 알 힐랄의 곽태휘는 15일 귀국하는 가운데 일본, 중국 등을 누비는 선수들도 19일까지 합류를 마친다.
브라질월드컵 개막이 30일 앞으로 다가왔다. 시간이 많지 않다. 외풍에 흔들릴 필요가 없다. 우려는 결과로 잠재우면 된다. 홍 감독도 구상대로 월드컵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디면 된다.
뛰는 무대가 제각각이다. 유럽과 중동파는 이제 막 시즌을 마쳤다. K-리거를 비롯해 동아시아를 누비는 선수들은 3월 시즌에 돌입했다. 부상 선수도 꽤 있었다. 회복과 컨디션 조율이 우선이다. 경기 감각이 떨어진 선수는 다시 끌어올려야 한다. 모든 선수들의 사이클을 월드컵 첫 상대인 러시아전(6월 18일 오전 7시·한국시각)에 맞춰야 최상의 효과를 낼 수 있다.
홍 감독의 D-데이는 21일이다. 부상, 회복 등 모든 경계가 허물어진다. 23명 전원이 전술 훈련을 시작할 수 있는 시점이다. 주전 경쟁의 신호탄이다. 변수와도 사투를 벌여야 한다. 만에 하나 부상 선수가 나올 경우 대체 자원을 뽑아야 한다. 홍 감독은 "앞으로 어떤 상황이 벌어질 지 모른다. 예비엔트리에 속한 선수들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 부상에 대비할 계획"이라고 했다.
드디어 실전이다. 홍명보호는 28일 튀니지와의 평가전을 끝으로 국내 훈련을 마무리한다. 그리고 30일 출국,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최종 리허설에 돌입한다. 6월 10일 미국에서 가나와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 후 12일 브라질에 입성한다.
4년을 기다렸다. 사상 첫 월드컵 원정 8강 진출을 품에 안았다. 브라질월드컵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