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리 기사에 내 얘기밖에 없더라."
두산 주장 홍성흔이 전날 자신의 본헤드플레이를 자책했다. 5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훈련중이던 홍성흔은 취재진에게 "화리가 '어제 아빠 뭐 잘못했어?'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홍성흔은 전날 0-10으로 뒤진 9회초 1사 후 오재일 대신 대타로 투입됐다. 홍성흔은 상대 세번째 투수 정현욱을 상대로 7구만에 볼넷을 골라 나갔다.
볼넷을 골라 나갈 때부터 다소 낌새가 이상했다. 포수 뒷쪽 전광판을 보고는 '아 불이 다 들어왔구나' 싶어서 1루까지 걸어나갔다.
그런데 이때 본 전광판이 문제였다. 전광판의 불이 모두 들어온 줄 알고 있었던 홍성흔은 2사 후 자신이 볼넷을 골라 나갔다고 순간적으로 착각했다. 다음 타자 양의지의 중견수 뜬공 때 2사 후라고 판단하고 계속 뛴 게 문제였다. 1사 후였기에 결국 1루에서 아웃, 병살 플레이가 되면서 경기가 종료됐다.
홍성흔은 "주장을 하고 있는 내가 그러니 더 자책할 수밖에 없었다. 가장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라며 "벌금을 세게 물었다"고 했다. 당시를 떠올리던 홍성흔은 "뛰면서 '아 1사구나'라는 생각이 조금씩 들더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도 홍성흔은 딸인 화리양이 출연중인 드라마 얘기를 하면서 분위기를 가볍게 했다. 홍성흔은 "사실 딸이 나오는 드라마 보려고 일찍 죽었다. 경기가 길어지면 못 볼 것 같더라"며 농담을 했다. 주말 저녁드라마에 출연중인 딸을 보러 가려 했다며 농담으로 승화시키는 '입담의 베테랑'다웠다.
홍성흔은 "화리가 기사를 보고는 '아빠 뭐 잘못했어?'라고 하더라. 그래서 '응, 아빠가 실수했어. 아웃카운트를 착각했다'고 하니, '그럼 잘못한 게 맞네'라고 답하더라"며 웃었다.
이어 "화리 기사 댓글을 보는데 화리 보고는 연기 잘 한다고 하면서 아빠가 야구를 못한다고 하더라"며 입맛을 다셨다.
잠실=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