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NC에겐 한 가지 과제가 있다. 바로 5선발 찾기다.
NC는 올해까지 외국인선수를 한 명 더 보유할 수 있다. 1군 진입 후 2년간 갖는 신생팀의 혜택이다. NC는 외국인투수로 1~3선발을 구성해왔다. 여기에 토종 에이스 이재학을 발굴해 막강한 4선발진을 갖췄다.
5선발까지 안정적으로 자리잡는다면, 9개 구단 중 최고의 선발진을 완성하게 된다. 하지만 5선발 발굴은 올해보다 내년에 추점이 맞춰져 있다. 내년 시즌부터 선발 한 자리가 비게 되기 때문이다.
이민호는 지난해 NC 불펜진에 없어서는 안 될 투수였다. 마무리와 셋업맨으로도 뛰었고, 선발이 무너졌을 때 긴 이닝을 막아보기도 했다. 마무리부터 롱릴리프까지, 불펜의 모든 보직을 경험했다.
올해도 이민호는 마무리 후보였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이민호의 성장을 위해 보직을 바꿨다. 선발수업을 받게 한 것이다.
중간계투로 시즌 개막을 맞이했지만, 지난달 19일부터는 선발로 기회를 잡았다. 5선발 테스트를 받던 이태양, 노성호가 부진했고, 2군에서 선발 등판을 준비하던 이성민이 맹장 수술을 받으면서 이민호에게 빠르게 기회가 왔다.
이민호는 지난달 19일 삼성전에서 5⅓이닝 1실점으로 데뷔 첫 선발등판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하지만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법. 24일 SK전에서 3⅔이닝 5실점(4자책)으로 무너졌다.
팀 일정상 한 차례 등판을 거른 이민호는 1일 창원 LG전에 불펜등판해 ⅓이닝 1실점을 기록한 뒤, 다시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다. 4일 대구 삼성전에서 5⅔이닝 무실점으로 데뷔 후 최다 이닝을 소화했다.
물론 아직은 설익은 유망주다. 부산고를 졸업하고 NC에 우선지명된 이민호는 이제 갓 프로 3년차다. 하지만 마운드에서 상대 타자와 싸울 줄 아는 배짱 만큼은 인정받고 있다. 위기 상황이 와도 좀처럼 흔들리는 법이 없다. 고졸 3년차 투수가 맞나 싶을 정도다.
이민호가 올시즌 선발수업을 착실히 받는다면, 내년 시즌에는 이재학의 뒤를 잇는 토종 투수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 4일 삼성전 호투는 그래서 더 반갑다. 첫 등판이 반짝 호투가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