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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왜 긱스 대신 판할 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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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판할(62·네덜란드)이 맨유 지휘봉을 잡을 전망이다.

영국 일간지 더선은 27일(한국시각) '판할 감독이 맨유로부터 4년 간 4000만파운드(약 699억원)를 받는 조건으로 계약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앞서 네덜란드 일간지 텔레그라프는 '판할 감독이 맨유와 계약을 마쳤으며, 패트릭 클루이베르트를 수석코치로 선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더선은 판할 감독이 맨유 부임 시 요구한 코치진의 명단도 공개했다. 수석코치 부임이 유력시 되는 클루이베르트를 포함해 현재 맨유 감독대행인 라이언 긱스도 플레잉코치직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더선은 '판할 감독이 요스 판다이크 피지컬 코치와 맥스 렉커스 비디오분석관, 프렌스 회크 골키퍼 코치를 불러들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영국과 네덜란드 현지 언론 대부분이 판할의 맨유행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맨유는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판할 감독은 맨유가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을 경질할 당시부터 유력한 차기 감독으로 꼽혔다. 아약스(네덜란드)를 시작으로 바르셀로나(스페인)와 바이에른 뮌헨(독일) 등 유럽 명문팀을 거치면서 모두 리그 정상에 올랐다. 특히 유로2012에서 선수 간 대립이라는 자중지란에 빠진 네덜란드 대표팀 지휘봉을 잡아 단기간에 선수단 분위기를 일신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유럽 예선에서 무패(9승1무)로 본선행을 일궈냈다. 뛰어난 지도력과 선수단을 장악하는 카리스마가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맨유의 제안도 시기적절 했다. 판할 감독은 월드컵 본선 뒤 네덜란드 대표팀과 계약이 만료된다. 네덜란드축구협회는 거스 히딩크 감독을 차기 감독으로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판할 감독이 맨유의 제안을 마냥 뿌리칠 수는 없는 처지였다.

그렇다면 맨유는 왜 긱스를 감독으로 선임하지 않았을까. 긱스의 커리어는 맨유 감독을 맡기에 부족함이 없다. 유스 시절부터 현재까지 27년 간 맨유를 위해 헌신했다. 맨유 선수단 내에서 리더 역할을 하는 배경이다. 때문에 긱스의 감독 취임이 오히려 안정감 있는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긱스가 정식 지도자 수업을 받지 않은 게 걸림돌이다. 당장 선수단의 사기를 이끌어 낼 수는 있으나, 장기적인 팀 리빌딩을 이뤄내기엔 경험이 부족하다. 사생활 문제도 걸림돌이다. 긱스는 2011년 미스 웨일즈 출신인 모델 이모젠 토마스와의 불륜 행각이 드러난데 이어, 친동생 로드리 긱스의 아내인 나타샤와 8년 넘게 관계를 가져온 것으로 드러나 세계 축구계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넘어 전세계를 상대로 비즈니스를 하는 맨유가 긱스를 감독으로 추대하기에 부담스러운 요인이 되기에 충분했다.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