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군은 열심히 하고 있어요."
1980년대 일본을 대표하는 좌완투수로 활약한 아와노 히데유키 요미우리 자이언츠 2군 투수코치(50)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와노 코치가 '황장군'이라고 부르는 인물은 현재 요미우리에서 코치연수를 받고 있는 삼성 황두성 트레이닝 코치(38)다.
지난 20일 오전 8시30분. 오후 12시30분에 예정된 2군 경기를 앞두고 요미우리의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야구장에 모였다. 이른 시간인데도 이들의 얼굴엔 졸음은 찾아볼 수 없었다. 황 코치는 "삼성 1군 선수들도 규율을 잘 지키는 편인데, 요미우리는 2군 선수들도 원칙과 지시를 잘 따르는 것 같아요"라며 밝은 모습으로 훈련을 시작했다.
황 코치는 이토 히로시 트레이닝 코치(48)로부터 트레이닝에 대해 배우고 있다. 이토 코치는 "구체적으로는 퍼스널 스트레치의 방법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황 코치는 자주 질문을 하면서 세세한 부분까지 배우려는 자세를 가지고 있습니다"라며 제자를 칭찬했다.
퍼스널 스트레치는 선수가 혼자서 하는 스트레치가 아니라 코치가 도와주면서 늘리기 어려운 근육부위의 유연성을 향상시키고 활동할 수 있는 부위를 늘려주는 것이다. 황 코치는 "제가 원래 알고 있었던 것도 있지만 새롭게 얻은 점도 있습니다. 선수를 잡아줄 때 어느 부분에 힘을 주면 더 효과적인지를 이토 코치님이 잘 가르쳐 주십니다"라고 했다.
황 코치는 지난 1997년 포수로 삼성에 입단했지만 이후 투수로 전향해 해태-현대-넥센에서 강속구 투수로 활약한 뒤 2011년에 은퇴했다. 선발뿐만 아니라 중간계투와 마무리까지 다양한 경험을 했다. 통산 243경기에 등판해 36승33패, 19세이브,16홀드를 기록했다.
황 코치는 야수와 투수를 모두 경험한 게 지도자로서 자세를 갖추는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저는 다른 코치보다 다양한 경험이 있습니다. 저의 경험을 볼 때 선수는 개개인에 따라 사정이 다르더라구요. 당연히 지도법도 다양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답은 없지 않습니까"라고 했다.
비록 배우고 있는 연수코치지만 요미우리의 어린 선수들에겐 좋은 스승이다. 요미우리의 젊은 선수들과 같이 합숙소에서 생활하고 있는 황 코치에 대해 스포츠호치의 요미우리 2군 당담 기자는 "황 코치가 젊은 선수들과 농담을 하면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자주 봅니다. 선수들로부터 신뢰가 큰 것 같아요" 라고 말했다.
황 코치가 젊은 선수들 중에 관심을 가지는 선수가 있다. 육성선수(한국의 신고선수에 해당)인 좌완투수 다하라 게이고(20)다. 황 코치는 "그를 보면 제가 해태시절 투수로 전향한지 얼마되지 않았을 때 많이 맞았던 게 생각나요"라면서 그의 성장을 바랐다.
다하라는 "저는 공을 던지는 순간에 힘이 빠져 버리고 왼손 손가락이 아닌 다른 부분에 힘이 들어가고 있습니다. 그 모습을 본 황 코치님은 저에게 '고교시절에 어떻게 던졌나? 그 때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으면 더 잘 던질 수 있을 것이다'고 하셨어요"라면 "저는 고교 시절에 직구 스피드가 143㎞까지 나왔는데, 지금은 그 정도까지 안 나옵니다. 황 코치님이 한국에 돌아가실 때까지 그 스피드를 보여드리고 싶습니다"라고 했다.
지식을 배우고 경험과 대화를 바탕으로 요미우리의 어린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황두성 코치. 그의 코치연수는 8월말까지 예정돼 있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