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재벌그룹 사이에서도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화됐다.
지난해 10대 재벌그룹의 절반 이상이 실적 악화를 기록한 반면 삼성전자를 필두로한 삼성그룹이 10대 재벌 영업이익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재벌 간 양극화가 나타났다. 삼성그룹은 상장 계열사 13개의 영업이익이 총 38조1906억원으로 집계되며 10대 그룹 속에서도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 10대 그룹 81개 상장사의 영업이익은 총 78조3801억원으로 10대 그룹 영업이익 합계 중 삼성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48.7%나 될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또 지난해 10대 그룹의 영업이익 총액은 전년 73조6497억원보다 6.4%, 4조7304억원 늘었지만, 이는 삼성그룹 영업이익 증가액인 5조946억원보다 적은 금액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무려 36조7850억원으로 삼성 그룹 안에서도 삼성전자가 그룹을 먹여 살렸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삼성의 뒤를 이어 10대 그룹의 영업이익 비중은 현대자동차그룹(22.1%), SK그룹(14.5%), LG그룹(8.6%), 롯데그룹(3.2%), 두산그룹(1.5%), 한화그룹(1.3%), 현대중공업그룹(0.7%) 순으로 나타났다.이 외에 GS그룹과 한진그룹은 영업손실을 보며 적자전환해 10대 그룹의 성과를 깎아 먹은 셈이 됐다.
삼성 외에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두산 그룹은 영업이익이 증가했고 현대중공업, 한화, GS, 한진 그룹은 영업이익이 마이너스 성장했다.
특히 현대중공업(3개)은 영업이익이 74%나 줄어들어 가장 큰 폭으로 낮아졌다. 영업이익이 2012년 2조1283억원에서 2013년 5488억원으로 쪼그라 들었고, 순이익은 2012년 1조1686억원에서 2013년에 126억원 순손실로 돌아섰다. 매출액도 64조8575억원에서 63조2564억원으로 2.5% 감소했다.
한화(3개) 역시 지난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9974억원과 1573억원으로 전년도보다 각각 21.4%와 62.8% 줄어들었다. GS(8개)와 한진(5개)은 각각 763억원과 4202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로 돌아섰다. 다만 GS의 경우 그룹 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GS칼텍스가 비상장사여서 실적 집계에서 빠져 있다. 한진은 1조742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적자폭이 더욱 커졌다.
한편, SK그룹(16개)은 주력 계열사인 ㈜SK와 SK이노베이션의 실적이 악화했지만, SK하이닉스가 흑자 전환하면서 그룹의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8조7842억원에서 11조3963억원으로 29.7% 성장했다. 현대자동차그룹(9개)은 영업이익이 17조7912억원에서 17조3456억원으로 소폭(2.5%) 줄었으나, 순이익은 19조329억원에서 20조306억원으로 5.2% 증가했다. 현대자동차와 반대로 두산그룹(6개)은 영업이익이 7992억원에서 1조1549억원으로 44.5%나 급증했지만, 순이익은 215억원에서 1302억원으로 35.3% 줄었다. LG(11개)와 롯데(7개)는 영업이익이 각각 8.9%와 6.9%씩 늘었다.
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