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홈 개막전에서 패배했습니다. 어제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SK와의 경기에서 LG는 13:8로 완패했습니다.
1회초부터 경기 양상은 힘겨웠습니다. 선발 류제국이 연속 몸에 맞는 공을 내주는 등 난조를 보인데다 내야 실책까지 겹치며 5실점했습니다. 승부는 1회초에 일찌감치 갈린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5:0으로 뒤진 2회말 무사 2, 3루에서 이병규의 2타점 중전 적시타를 기점으로 LG의 반격이 시작되었습니다. 안타 한 방에 3점차로 좁히며 LG가 금세 따라잡을 듯한 분위기가 조성되었습니다.
6회말 LG는 연속 볼넷과 상대 실책을 묶어 기어코 6:6 동점에 성공했습니다. 동점의 시초는 선두 타자 이병규의 볼넷이었습니다. 역전의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경기 후반 무너졌지만 이병규의 안타와 볼넷은 5:0의 큰 점수 차로 뒤진 채 출발한 경기에서 LG가 동점을 만드는 데 기여했습니다.
사실 3월 29일 두산과의 개막전에서 이병규는 부진했습니다. 4타수 무안타에 그친 것입니다. 1회초 1사 만루의 선취 득점 기회에서 유격수 뜬공에 그치며 타점을 얻지 못했습니다. 1:1로 맞선 3회초 1사 1, 2루에서는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습니다. LG는 5:4 1점차로 개막전을 두산에 내줬습니다.
이튿날 두산전에서는 동일한 상황이 재연되었습니다. 1회초 1사 만루의 선취 득점 기회가 다시 이병규에게 돌아온 것입니다. 이병규는 초구를 공략해 깨끗한 2타점 좌전 적시타이자 시즌 첫 안타로 개막전의 부진을 만회했습니다. 이날 경기에서 조쉬 벨의 마수걸이 홈런과 이진영의 만루 홈런이 눈길을 끌었지만 결승타의 주인공은 이병규였습니다.
이병규는 대량 득점의 물꼬도 텄습니다. 5회초 무사 1, 2루에서 볼넷을 골라 출루해 무사 만루의 기회를 만들어 7득점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6회초에도 안타를 추가하며 멀티 히트를 신고했고 9회초에는 1사 2, 3루에서 내야 땅볼로 1타점을 추가했습니다. 이병규는 5타수 2안타 1볼넷 3타점을 기록했습니다.
올해로 만 40세가 되는 이병규의 활약은 경탄을 자아냅니다. 30대 중반을 넘어서면 프로야구 선수는 해가 바뀔 때마다 기량이 쇠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작년에 0.348로 역대 최고령 타격왕을 차지한 이병규의 기량은 해가 바뀌어도 녹슬지 않았음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작년 시즌을 끝으로 최동수가 은퇴하면서 이병규는 LG 야수들 중 최고참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LG의 정신적 지주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맏형' 이병규의 변함없는 존재감을 지켜보는 것은 LG팬들의 특권입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