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응 강릉시청 감독은 강원 토박이다.
축구 열기가 뜨겁기로 유명한 강릉에서 초, 중, 고등학교 선수생활을 했다. 대구협성고, 경희고 감독을 거친 오 감독은 고향에서 마지막으로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올 1월 강릉시청 지휘봉을 잡았다. 강릉시청은 지난 시즌 8위에 그쳤다.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됐지만, 오 감독은 기존의 틀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오 감독은 "강릉시청에 부임한 시점이 1월이었다. 이미 다른 팀들이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온 상황이라 선수 보강에 어려움이 있었다. 차라리 한발 더 뛸 수 있게 분위기를 올리는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강릉시청은 지난주 목포시청을 4대0으로 제압하고 리그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다. 내용도 좋다. 4경기에서 10득점에 4실점만을 했다. 안정된 공수밸런스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오 감독은 공간과 타이밍을 중시한다. 그는 "경기 전체의 판을 알고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주문한다. 아무래도 경기를 풀어줄 고참과 핵심 선수들의 역량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수비에서 맏형 이종혁과 김규태가 중심을 잡고, 미드필더 김태진이 경기를 풀어간다. 공격에선 윤종필이 2골-2도움으로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오 감독은 "윤종필이 그 동안 결정력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워낙 에너지가 좋은 선수라 잠재된 부분만 끌어올린다면 좋은 활약을 펼칠 것이라 생각했다. 윤종필의 최대치가 어디까지인지 모르겠지만, 최대한 능력을 끌어올려볼 생각이다"고 했다.
오 감독은 아직 초반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지금 분위기만 잘 유지한다면 4강 플레이오프 진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는 "1라운드 정도는 돌아봐야 정확한 우리의 현주소를 파악할 수 있을 것 같다. 목표를 정하고 움직이기 보다는 매경기 착실히 치를 생각이다. 그러다보면 플레이오프 진출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며 웃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