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이 들땐 하늘을 봐 나는 항상 혼자가 아니야. 비가 와도 모진 바람 불어도 다시 햇살은 비추니까…'
가수 서영은이 부른 '혼자가 아닌 나'의 후렴구 가사다. 한 드라마의 OST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노래다. 이 노래의 가사를 보면, 인생을 살면서 아무리 힘든 일이 있더라도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힘을 내자는 긍정의 메시지가 담겨있다.
LG 트윈스의 홈 개막전이 열린 1일 잠실구장. SK 와이번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잠실구장에는 '혼자가 아닌 나' 노래가 울려퍼졌다. 노래 뿐 아니었다. 전광판에는 지난 시즌, 그리고 스프링캠프에서의 선수단 영상이 함께 공개됐다. 노래 초반 힘이 든다는 내용의 가사가 나올 때는 선수들이 힘들고 괴로워하는 장면들을 보여주며 마음을 찡하게 하다가, 후렴부에 희망적인 가사가 나올 때는 선수들이 환호하고 기뻐하는 영상을 방영하며 보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지난 시즌까지는 소개되지 않았던 이 노래를 잠실구장에서 들을 수 있게 된 사연이 있다. 이 노래는 팀을 이끄는 김 감독이 항상 즐겨듣는 노래 세 곡 중 하나다.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싶으면 조수미의 '나가거든'을 선택한다.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때는 윤태규의 트로트곡 'My Way'를 듣는다. 지친 일상으로 힘을 얻고 싶을 때는 '혼자가 아닌 나'가 제격이라고 한다.
김 감독이 이 노래들을 즐겨듣는 이유가 있다. 이 노래 가사들이 인생을 살고, 야구를 하는데 큰 가르침을 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특히 '혼자가 아닌 나'는 김 감독이 선수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노래였다. 김 감독의 야구 철학 두 가지가 그대로 들어가있는 가사 내용 때문이었다. 첫 번째는 좌절의 시간이 오더라도 절대 쓰러지지 말 것, 두 번째는 내 주변에는 나 혼자가 아닌 동료들이 함께 있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감독 부임 첫 해부터 "힘들어 쓰러질 수는 있다. 하지만 그걸 이겨내고 일어서면 된다"며 오뚝이같은 모습을 강조해왔다. 또 "개인이 야구를 잘해서는 아무 소용 없다. 팀으로 하나가 돼야 진정한 강팀이 된다"며 팀워크를 강조했다. 실제, 김 감독은 끊임없이 노력을 하는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고 스타 선수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며 지난 시즌 10년 가을야구의 한을 풀어냈다.
사실, 감독이 사석에서 평소 어떤 노래를 즐겨듣는지까지는 선수들이 잘 알 수가 없다. 그래서 LG 프런트가 깜짝 이벤트를 마련했다. 홈 개막전에 이 노래와 영상을 틀기 앞서, 마지막 시범경기 후 열린 출정식에서 다같이 노래와 영상을 감상하며 의기투합했다고 한다. 가끔은 한마디의 직접적인 말보다 이런 노래 가사를 통한 메시지가 선수들의 마음을 더욱 끌어오르게 할 지도 모르겠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