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 트로피를 놓고 벌이는 LG와 모비스 양 구단의 자존심 대결이기도 하지만, 두 형제의 흥미로운 맞대결이기도 하다. LG 세이커스 문태종(39)과 모비스 피버스 문태영(36) 형제가 한국무대 데뷔 후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에서 자존심 대결을 펼치게 됐다.
LG와 모비스의 챔피언결정전이 2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1차전을 시작으로 성대한 막을 올린다. 양팀의 전력, 분위기 등을 모두 고려했을 때 누가 승리할지 도저히 예측하기 힘든, 역대 최고로 치열한 챔피언결정전이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되고 있다.
여러 요소가 양팀의 승부를 가르겠지만, 중요 체크 포인트로 거론되는 것이 바로 양팀의 포워드 대결이다. 전문슈터들이 차지하는 스몰포워드 자리. 공교롭게도 양팀의 스몰포워드 포지션은 문태종-태영 형제가 주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문태영이 2009~2010 시즌, 형 문태종이 2010~2011 시즌 한국 무대에 발을 들인 뒤 양 선수가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는 것은 처음이다. 두 사람을 떠나, 형제 선수가 상대 선수로 챔피언결정전에 출전하는 자체가 처음이다.
두 사람 모두 양팀의 주득점원이다. 물론, 스타일은 다르다. 형 문태종은 전형적인 외곽 슈터다. 3점슛의 폭발력이 대단하다. 느리지만, 스텝과 타이밍으로 상대 수비를 제치는 돌파 능력도 갖추고 있지만 분명한 건 문태종이 무서운 이유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외곽포와 승부처에서의 클러치 능력이다. 문태영은 전형적인 슈터라고 보기는 어렵다. 내-외곽 플레이가 모두 능한 스타일이다. 3점슛보다는 3점 라인 앞에서 던지는 미들슛과 빠른 돌파에 이은 골밑 득점 능력이 좋다. 확실한 건, 양팀 모두 두 사람 수비에 실패하게 된다면 매우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분위기상 챔피언결정전 MVP 대결도 두 형제의 맞대결로 압축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주득점원으로 팀의 우승을 이끈다면, 형제 대결의 스포트라이트 효과까지 더해져 가장 큰 주목을 받을 확률이 높다. 과연 우애 넘치는 형제들이 코트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서로를 향해 총과 칼을 겨눠야하는 상황이 지켜보는 팬들에게는 매우 큰 즐거움이 될 듯 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