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서예가 죽암 여성구의 세번째 서전(書展)이 4월 9일부터 15일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 라메르에서 열린다.
2004년과 2009년에 이어 세번째 여는 개인전이다. 다양한 필법에 담긴 글자들이 각각의 의미와 결합해 한 편의 그림이 되는가 하면, 춤을 추는 것 같기도 하다. 찬찬히 의미를 되새기다 보면 그의 서(書) 안에 역사와 인간과 자연이 녹아 있음을 깨닫게 된다.
논어 '학이(學而) 편'의 "군자는 음식에 배부름을 구하지 아니하며, 거처에 편안함을 구하지 아니하며, 일에 민첩하고 말에 삼가며, 도 있는 이에게 나아가 나를 바로 잡으면, 학문을 좋아한다고 할 만하느니라(子曰, 君子食無求飽하며 居無求安하며 敏於事而愼於言이오 就有道而正焉이면 可謂好學也已니라" 구절을 비롯해 '三峰貫太淸(세봉우리 하늘을 뚫으니~'로 시작하는 김시습의 시 '삼각산', 소동파의 '후 적벽부'의 한 구절, 채근담과 반야심경, 명심보감의 명구절들를 종이 위에 담았다. 퇴계 이황의 시, 역경과 효경의 구절도 한 대목씩 만날 수 있다.
마지막에 눈길을 끄는 것은 족자 아홉개에 연이어 담은 천자문이다. 하늘 천(天) 따 지(地) 검을 현(玄) 누르 황(黃)부터 250구, 1000자를 한글 해설과 함께 묘사했다. 한 구 한 구가 하나의 작품이다.
여성구는 지난 2000년 대한민국 미술대전 대상을 받은 것을 비롯해 전국휘호대회 대상(1996), 경기도 미술대전 대상(1995) 등을 수상했다. (02)730-5454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