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스타트 총성이 울렸다.
차기 스포츠토토와 프로토 복권 사업 수탁사업자를 선정하기 위한 제안요청서(RFP)가 정식 발주됐다. 제안요청서가 발주됨에 따라 그동안 복권사업 참여를 준비해왔던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26일 조달청 나라장터를 통해 체육진흥투표권발행사업 수탁사업자 선정을 공고했다. 제안요청 설명회는 4월 1일 오후 2시 서울지방조달청 별관 대강당에서 진행된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하는 개인 또는 기업에게만 입찰 참가 자격이 주어진다. 입찰 마감은 5월 8일 오전 10시까지다. 이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세부 사항 협상을 거쳐 올해 7월 3일부터 차기 체육진흥투표권발행사업이 시작될 예정이다.
확정 공고된 제안요청서는 앞서 공개된 사전 규격과 크게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 참여자의 도덕성과 사회적 신용 기준이 크게 강화된 것이나 위탁운영수수료율, 시스템 투자비 등 주요 항목에서 큰 변화가 없었다. 제안업체는 위수탁계약 체결 시점에 납입자본금 300억원 이상이어야 한다. 또 순운전자본 금액이 270억원 이상이어야 하며 계약기간 동안 부채비율 150% 이하를 유지해야 한다.
제안업체는 사업을 담당할 신설(설립예정) 법인의 구성주주를 최소 5% 이상의 지분으로 구성해야 한다. 지분비율 5% 이상인 구성주주와 구성주주의 대표이사, 구성주주의 최대 주주와 그 특수관계인은 최근 3년 이내에 투표권사업 및 유사사업 관련 법령 위반에 따른 금고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여기에는 구성주주의 지배회사도 포함된다.
또한 제안업체의 지분비율 5% 이상인 구성주주와 구성주주의 대표이사, 구성주주의 최대주주, 그 특수관계인은 최근 3년 이내에 법령 위반에 따른 금고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업체들이 문제를 제기했던 수수료율도 당초대로 부가세 포함 2.073%로 확정됐다. 2.073%의 수수료율에는 시스템 투자비와 중독예방치유부담금 등 제반 운영 경비와 수탁사업자 이윤이 포함돼 있다.현재 수탁사업 수수료율인 3.5% 대비 34%나 깎인 금액이다. 더욱이 실제 입찰 참가자들이 써낼 수수료율은 이보다 더 낮아질 수밖에 없어 실제 수수료율은 1.8~1.9% 수준에서 결정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수탁업체의 수익성은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제안요청서에는 수탁사업기간 동안 335억원의 시스템 투자비를 사용하도록 돼 있다. 제안업체는 시스템 구축 계획을 단기와 중장기로 나눠 제출해야 한다. 인력운영 계획 부문에서는 연도별 총괄적인 인력 수급과 양성 계획을 제안해야 하고 총 인원기준 200명 내외로 제시해야 한다.
평가배점은 1000점 만점에 사업운영부문 500점, 시스템부문 300점, 가격부문 200점으로 확정됐다. 이중 제안업체의 도덕성과 사회적 신용 부문 배점은 60점에 달한다. 시스템 구축 포함 시스템 사업 추진계획은 40점이 배정됐으며 시스템 운영 능력은 60점, 시스템 운영 및 유지보수는 60점을 차지한다.
현재 공식적으로 스포츠 복권 사업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힌 곳은 오텍그룹이 유일하다. 하지만 수면 밑에서는 유진, 팬택C&I, 보광, 대상, 휠라 등이 움직이고 있다.
유진은 온라인 복권사업을 통해 검증된 안정성과 공익성을 무기로 입찰을 준비중이다. '팬택 신화의 주인공' 박병엽 전 팬택 부회장은 이번 입찰에서 한층 강화된 오너의 도덕성과 사회적 이미지라는 평가항목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박 전 부회장이 지분을 100% 소유한 팬택C&I를 중심으로 입찰을 준비하고 있다.
보광은 오래 전부터 스포츠토토 사업권에 관심을 갖고 움직였다. 다만 보광의 경우 계열사인 BGF리테일의 CU(옛 훼미리마트)가 국내 편의점 시장에서 가장 많은 7893개(2013년 9월 기준)의 점포를 보유하고 있어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토토전쟁'은 이제 막 시작됐다. 참여 기업들은 조건에 최대한 부합할 이미지 구축과 컨소시엄 구성을 위해 전력을 투구할 것이다.
도덕성과 사회적 이미지 제고라는 대의명분을 내건 이번 체육복표 수탁사업자 선정 작업에서 어떤 기업이 최후의 승자가 될 지에 업계의 관심은 벌써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