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포항 감독의 한숨이 깊어졌다.
윙어 조찬호가 쓰러졌다. 조찬호는 22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펼쳐진 수원과의 2014년 K-리그 3라운드에 선발로 나섰으나, 18분 만에 교체되어 그라운드를 빠져 나왔다. 수원 문전 앞에서 볼 경합 중 골키퍼 정성룡과 충돌한 뒤 오른쪽 무릎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한동안 그라운드에 쓰러져 있던 조찬호는 황급히 달려나간 의무진으로부터 '경기에 더 이상 뛰기 어렵다'는 판정을 받으면서 문창진에게 바통을 넘겼다. 조찬호는 곧바로 경기장에서 포항 시내 병원으로 후송되어 진단을 받았다. 포항 구단 관계자는 "검사 결과 오른쪽 무릎 인대 부분 손상 진단을 받았으며, 2주간 재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조찬호는 2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질 전북과의 클래식 4라운드부터 4월 초까지 그라운드를 밟지 못하게 됐다. 그러나 재활 상황에 따라 결장 기간은 더욱 길어질 수도 있다.
조찬호는 지난해 포항이 일군 더블(리그-FA컵 우승)의 핵심이었다. 9골을 넣으면서 팀 내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1m70의 단신임에도 폭발적인 스피드와 뛰어난 돌파, 골 결정력을 앞세워 2011년부터 포항의 주전으로 활약 중이다. 시즌 초반 공격포인트를 얻지 못하긴 했다. 하지만 측면 돌파와 크로스로 공격 살림꾼 역할을 맡아 오면서 황 감독의 총애를 받았다.
조찬호의 부상으로 포항은 대안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지난 18일 산둥루넝(중국)과의 2014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3차전에서 경고누적으로 빠진 조찬호의 공백을 절감했다. 측면의 스피드는 떨어졌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상대 수비진을 상대할 힘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조찬호의 부상이 장기화될 경우 포항 공격이 입는 타격도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활용 가능한 자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수원전 동점골과 역전골의 주인공 문창진 유창현을 비롯해 김재성 이광훈이 대안으로 꼽힌다. 그러나 왼발잡이 문창진은 오른쪽 포지션에 익숙지 않다. 유창현은 원톱, 김재성은 섀도 스트라이커 내지 수비형 미드필더가 적합한 포지션으로 지목된다. 이광훈은 아직까지 컨디션과 경기 감각 면에서 부족하다. 누구를 내세워도 조찬호의 공백을 100% 메우긴 힘들어 보인다. 황 감독이 조찬호의 부상 공백 대처라는 새로운 숙제를 떠안게 됐다. 포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