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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의 상징 개막전 선발, 올해도 외인 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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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전 선발투수는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정규시즌의 첫 단추를 꿰는 경기에 가장 먼저 나서는 건 에이스의 자리를 인정받는 것과 같다.

최근 국내프로야구는 '에이스 실종 현상'을 겪고 있다. 류현진과 윤석민 등 한국을 대표하는 에이스들이 해외진출을 선택했다. 지난해 9개 구단의 개막전 선발투수를 보면, 무려 7명이 외국인선수였다. 외국인선수들이 팀의 에이스를 맡는 게 자연스러워질 정도로 토종 에이스가 사라졌다.

지난해엔 삼성과 롯데만이 국내선수를 개막전 선발로 내세웠다. 배영수와 송승준이 토종 투수의 자존심을 지켰다. 두산(니퍼트) SK(레이예스) LG(리즈) 한화(바티스타) KIA(소사) 넥센(나이트) NC(아담) 등 무려 7명이 개막전 선발로 나섰다. 올해도 외인들이 개막전 선발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을까.

팀별로 살펴보면, 두산과 넥센은 올해도 지난해 개막전 선발투수인 니퍼트와 나이트에게 중책을 맡길 것으로 보인다. 두산 송일수 감독은 일찌감치 니퍼트의 개막전 등판 계획을 밝혔다. 넥센 역시 나이트가 부동의 1선발이다. 둘은 2011년부터 4년 연속 개막전 선발 등판을 노린다.

SK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레이예스가 등판할 가능성도 있지만, 올해 구위를 회복한 김광현이 나설 수도 있다. 2파전 속에서 만약 김광현이 낙점되게 된다면, 데뷔 후 첫 개막전 선발투수로 나서는 영광을 누리게 된다. 김광현은 팀의 에이스로 뛰어왔지만, 공교롭게도 개막전 선발등판 경험은 없다.

나머지 팀들은 외국인투수들의 얼굴이 바뀌었다. LG는 팀을 떠난 리즈 대신 새 외국인투수 리오단이 나설 것으로 보인다. 개막 1주일 전에 같은 낮경기로 열린 22일 KIA와의 시범경기에서 등판해 개막전 선발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한화는 새 외국인투수 앨버스와 클레이 중 한 명이 낙점될 것으로 예상된다. 로테이션상 클레이가 좀더 가까워 보이지만, 좀더 지켜봐야 한다.

KIA는 일본프로야구 다승왕 출신 홀튼과 좌완 에이스 양현종의 2파전이다. 다음달 1일 새 구장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리는 홈 개막전도 있지만, 선동열 감독은 1~2선발을 삼성과의 대구 개막 2연전에 내보내겠단 생각이다. 시범경기 등판순서대로라면 홀튼-양현종 순으로 29~30일 경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NC는 지난해 나란히 평균자책점 1,2위를 차지한 찰리와 이재학이 후보다. 현재 로테이션상으론 외인 에이스 찰리가 유력하다. 1일 KIA전으로 원정에서 개막을 맞이하기에 이재학이 4일 넥센과의 홈 개막전에 등판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과 롯데는 지난해에 이어 2연속 토종 선발이 나설 지가 관심사다. 삼성은 토종투수인 윤성환과 장원삼에 외국인투수 밴덴헐크까지 개막전 선발로 검토되고 있다. KIA 상대로 강한 윤성환과 구위가 좋은 밴덴헐크의 2파전으로 좁혀진 모양새다.

롯데는 유먼과 장원준이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가운데 개막전 전날에야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김시진 감독은 미디어데이에서도 개막전 선발을 함구하겠단 의사를 내비쳤다. 경기 전날 선발투수 통보가 있기 전까지 롯데의 개막전 선발은 공개되지 않을 것 같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