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경기는 물러설수 없는 일전이다. 중요한 시점인 만큼 기필코 이기려고 선수들에게 마음 단단히 가지라고 말했다. 2경기에서 PK골 한골에 그쳤다. 오늘 경기에서 필드골이 분명히 나올 것이다."(하석주 전남 감독).
"오늘은 레안드리뉴가 전반부터 나온다. 우리도 홈경기인 만큼 전반부터 맞불작전으로 나서겠다. 결코 움추려서 하지 않겠다. 김슬기 등 신인들이 잘해줄 거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이차만 경남 감독)
양팀 감독들의 예상은 보란듯이 맞아떨어졌다. 1년차 신인, 외국인 공격수들의 한치 양보없는 '장군멍군'이었다. 새봄 남녘의 그라운드가 후끈 달아올랐다.
22일 오후 4시 경남 창원축구센터에서 펼쳐진 K-리그 클래식 3라운드에서 전남드래곤즈가 경남FC를 상대로 3대2로 승리했다.
전남은 이날 전반 초반부터 공격 분위기를 주도했다. 전반 2분 레안드리뉴의 슈팅을 시작으로 6번의 슈팅을 쏘아올렸다. 경남은 전반 27분까지 단 한차례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그러나 선제골은 경남의 몫이었다. 전반 30분 신인 공격수 이창민이 리그 데뷔골을 신고했다. 울산전에서 부상한 이재안 대신 출전한 신예 미드필더 김슬기는 빠르고 영리했다. 왼쪽 측면에서 반대쪽 측면의 보산치치를 바라봤다. 보산치치가 오버래핑하는 조원희에게 패스를 찔러주자마자, 조원희는 문전에서 자리잡고 있는 이창민에게 크로스를 올렸다. 이창민이 침착하게 오른발로 선제골을 밀어넣었다.
전반 파상공세로 경남을 위협하던 전남이 허를 찔렸다. 첫번째 해결사는 올시즌 '하석주의 선택' 안용우였다. 선제골을 허용한지 5분만에 그림같은 왼발슛으로 경남의 골망을 흔들었다.이현승의 패스를 이어받자마자 왼발 인프런트킥을 자신있게 감아찼다. 동의대 출신 '무관의 윙어'가 데뷔 첫 시즌 '3경기 연속 선발'이라는 파격적인 기회를 부여한 하 감독의 믿음에 짜릿한 동점골로 보답했다. 신인이라 믿을 수 없을 만큼 대담한 공격력을 선보였다.
다시 승부의 불을 당긴 건 외국인 공격수들이었다.
전반 종료 직전 안용우의 코너킥에 이은 스테보의 송곳같은 역전 헤딩골이 터졌다. 전반 내내 경남 센터백 스레텐에게 묶였던 스테보는 결정적인 상황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K-리그 복귀 첫골, 시즌 첫골을 쏘아올렸다. 전남이 2-1로 앞선 채 전반을 끝냈다.
후반 시작 직후인 후반 1분 또다시 경남의 동점골이 터졌다. 미드필더 김슬기가 문전으로 올린 크로스가 좋았다. 보산치치가 문전으로 밀어준 볼을 스토야노비치가 혼전중에 밀어넣으며 다시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마지막 전남의 해결사는 '광양루니' 이종호였다. 현영민의 패스를 이어받아 각이 없는 상태에서 완벽한 테크닉으로 재역전골을 밀어넣었다. 영리한 왼발 슈팅은 반대쪽 골포스트를 맞고 골망으로 빨려들었다.
후반 10분 이차만 경남 감독은 전남 유스 출신 이호석과 U-리그 득점왕 출신 송수영을 함께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다.
이 감독은 이날 이창민 김슬기 우주성 송수영 이호석 박지민 등 무려 6명의 신인을 한꺼번에에 투입했다. 2013년 23세 이하 선수들이 주축을 이뤘던 '전남유치원'을 상대로 2014년 '경남유치원'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후반 13분 하석주 전남 감독은 레안드리뉴 대신 '아껴둔 킬러' 크리즈만을 투입했다.
후반 18분 보산치치의 날카로운 프리킥이 왼쪽 크로스바 끝을 맞고 튕겨나갔다. 전남의 공세도 이어졌다. 후반 23분 스테보의 역습 찬스는 스레텐의 저지로 불발됐다. 후반 30분 코너킥 상황에서 방대종의 슈팅이 뜨며 추가골의 기회를 놓쳤다. 후반 39분 크리즈만의 전진패스를 이어받은 스테보가 직접 해결하는 대신 이종호에게 건넨 패스가 아쉽게 어긋났다. 후반 43분 안용우가 수비를 속이며 올린 왼발 크로스에 크리즈만이 머리를 갖다댔지만 이 역시 골문을 비껴갔다.
끝까지 눈을 뗄 수 없는 일진일퇴의 공방 끝에 전남은 귀한 원정 승점 3점을 따냈다. 3대2로 승리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