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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올드보이 "제자들과의 대결에서 물러설 생각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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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K-리그 클래식의 볼거리 중 하나는 돌아온 노장 감독과 40대 젊은 감독들의 지략 대결이다.

'올드보이' 박종환 감독(76)과 이차만 감독(64)이 각각 성남과 경남의 지휘봉을 잡으며 K-리그로 돌아왔다. 클래식의 대세로 자리잡은 40대 기수 최용수 서울 감독(43), 황선홍 포항 감독(46), 하석주 전남 감독(46) 등과의 맞대결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박종환 감독이 성남 취임 후 "클래식 감독들이 너무 젊다"고 하며 분위기는 고조됐다. 3일 서울 신문로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미디어데이에서도 올드보이와 제자들의 맞대결은 주요 이슈였다.

제자들이 포문을 열었다. 최용수 감독은 "과거 업적들을 존경하고, 복귀를 환영한다. 축구로 승부를 보고 싶다"고 했고, 하석주 감독도 "외국에 비하면 우리는 그렇게 어린 나이가 아니다. 우리 젊은 지도자도 많이 노력한다. 감독님에 배웠던 것으로 승부를 내고 싶다"고 했다. 황선홍 감독도 "존경심과 승부는 다르다. 최선을 다하는게 예의라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제자들의 강력한 출사표에 박종환 감독은 한발 물러난 모습이었다. 그는 "오해가 있다. 신태용 감독이 과거 성남을 맡을 당시 41세 밖에 되지 않아 '너무 빠르다'고 말한 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물론 특유의 승부사 기질도 빼놓지 않았다. 박종환 감독은 "여기 있는 팀들의 감독들이 모두 제자다. 싸우는 것 선수들의 몫이다. 감독은 머리로 싸운다. 실력대로 하는거지 이기고 싶다고 해서 다 이길 수는 없다"며 "나는 원래 승부사라고 했다. 더 신경써서 경기를 하겠다"고 했다.

어른답게 K-리그에 대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박종환 감독은 "K-리그가 새로 출발하는 계기가 될 수 있게 더 많은 관중이 찾아오도록 해야 한다. 승부도 중요하지만 팬이 찾는 축구를 해야한다. 그래야 한국축구가 발전한다"며 "최근 선수들의 중국행은 아쉽다. 중국에서 많은 돈을 받겠지만, 실력적으로는 잘못되어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차만 감독 역시 "프로에 다시 돌아왔는데 별로 변한게 없다. 더 후퇴한 것 같다. 2군리그가 최근 운영되지 않고 있다. 프로는 아마추어 육성해야 할 의무가 있다. 지도자들과 선수들과, 협회, 연맹 모두가 K-리그를 잘 이끌어야 한다. 월드컵에 매번 나가는 나라의 행정이 후퇴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