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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매출 급증, 이게 진짜 '포를란 효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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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를란 효과'의 실체가 드러났다.

디에고 포를란(35·세레소 오사카)이 일본 J-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포를란은 1일 일본 오사카의 얀마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히로시마와의 2014년 J-리그 개막전에 선발로 나서 후반 36분 교체되기 전까지 81분 간 활약했다. 5개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히로시마 골망을 가르진 못했다. 세레소 오사카는 안방에서 히로시마에 0대1로 패했다.

히로시마전 패배에도 세레소 오사카 구단은 밝은 표정을 숨기지 않고 있다. 포를란이 가져다 준 흥행돌풍 때문이다. 히로시마전 관중이 3만7079명으로 집계됐다. 세레소 오사카가 1993년 J-리그 원년 참가 이래 세운 개막전 최다관중 기록(3만7860명)에 불과 700여명 차이가 났다. 내심 개막전 최다관중 신기록을 기대한 것에 비하면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이날 오사카 등 간사이 지방에 비가 내리면서 관중 동원에 애를 먹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성과였다. 경기장 주변에는 오전부터 표를 구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는 진풍경도 펼쳐졌다. 팬들이 오후 2시 경기를 보기 위해 오전 8시부터 경기장 매표소 앞에 진을 친 것이다. 법인 위주로 판매했던 연간 지정석이 모두 매진됐고, 연간회원 역시 전년대비 140%가 증가하면서 입장권 구하기가 힘들어진 점이 반영됐다. 산케이신문은 '등번호 10번과 포를란의 이름이 새겨진 레플리카와 머플러는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터넷 온라인 판매 물품은 이미 매진이 됐다.

선수로 환갑이 넘은 포를란이 예전의 기량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는 이는 많지 않다. 지난달 25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펼쳐진 포항과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본선 첫 경기에서 이미 드러났다. 포를란은 후반 교체로 투입되어 32분 간 그라운를 누볐으나, 볼 터치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일본 대표팀 합류가 점쳐지는 가키타니 요이치로와 야마구치 호타루가 오히려 돋보였다. 하지만 세레소 오사카의 포를란 영입은 경기력 강화보다는 '경영'의 측면이 강했다. 포를란 영입 이후 굵직한 스폰서 기업과의 계약을 성사시키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도 같은 이유다. J-리그 출범 초창기 카를로스 둥가, 게리 리네커 등 추억의 스타들이 이끌었던 흥행 돌풍을 포를란이 재현해주길 바라고 있다. 개막전을 전후해 드러난 수치로 '포를란 효과'는 입증됐다.

반신반의했던 세레소 오사카 구단도 적극적으로 변했다. 지난해 창단 후 최고인 31만명의 관중을 동원했던 기록에서 20만명을 더해 올 시즌엔 50만 관중을 돌파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오카노 마사오 세레소 오사카 사장은 "(관중이) 그만큼 들어와 주지 않으면 포를란 연봉을 줄 수가 없다"고 농담을 던졌다. 산케이신문은 '세레소 오사카가 경영 면에서 시즌 첫 개막을 성공적으로 열었다'고 평가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