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체조 요정' 손연재(19·연세대)가 올시즌 첫대회인 모스크바 그랑프리에서 개인종합 6위에 올랐다.
후프 16.583점, 볼 17.383점, 곤봉 17.900점, 리본 17.200점으로 총점 69.066점을 기록했다. 후프를 제외한 전종목에서 17점대를 받았다. 러시아 선수들이 1~5위를 장악한 가운데, 멜리티나 스타니우타(벨라루스), 네타 리브킨(이스라엘) 등을 제치고 비러시아선수로는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3그룹으로 나뉘어 진행된 이날 경기에서 손연재는 2그룹 9번째 순서로 등장했다. '돈키호테' 발레곡을 선보인 첫 후프 종목에선 살짝 실수가 있었다. 16점대를 기록했다.
러시아 작곡가 마크 민코프의 '유 돈 기브 업 온 러브(사랑을 포기하지 마세요)'의 피아노 선율에 맞춘 볼 종목에선 애절한 연기로 17점대를 받았다.
곤봉 종목은 지난해 '벨라벨라 세뇨리따'와 같은 작곡가 파트리지오 부안느의 곡이다. 빠르고 경쾌한 흐름을 이어갔다. '루나메조 마레(바다 위에 뜬 달)'에 맞춰 손연재 특유의 명랑한 연기를 펼쳐보였다. 곤봉 두짝을 머리위에 올린채 씩씩하게 양팔을 흔들며 행진하는 모습은 발랄하고 깜찍했다. 트레이드마크이자 장기인 푸에테 피봇 연속회전 역시 시선을 사로잡았다. 손연재는 곤봉에서 자신의 매력이 극대화된 연기로 4종목 가운데 최고점인 17.900점을 받았다. 곤봉 연기 5분전 연습중 곤봉 한짝이 천장에 걸리는 '위기'에 봉착했다. 동료의 곤봉을 급하게 빌려 나왔다. 아시안게임, 올림픽, 아시아선수권 등 큰 무대에서 산전수전 겪은 '시니어 5년차' 손연재는 노련해졌다. 손에 익지 않는 곤봉을 들고 실수없는 연기를 펼쳐보였다. 오색의 화려한 리본을 들고 등장한 마지막 '바레인' 루틴에서도 침착한 연기로 17.200점을 받아들었다.
예상대로 1~3위는 '러시아 삼총사'가 휩쓸었다. '러시아 1인자' 마르가리타 마문이 1위, 마리아 티토바가 2위, 지난해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야나 쿠드랍체바가 3위에 올랐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