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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찌라시' 김강우 "사회비판? No, 인간에 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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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강우가 영화 '찌라시: 위험한 소문'(이하 찌라시)으로 다시 극장가를 평정할 분위기다. 지난 20일 개봉한 '찌라시'는 개봉 첫 주말 44만 829명(이하 영진위 통합전산망)의 관객을 모으며 누적관객수 53만6761명을 기록,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스피디한 전개와 극적 반전이 관객들에게 어필한 것. 특히 '찌라시'는 김강우의 진정성 있는 연기를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2012년 '돈의 맛'에서 재벌을 비판하고 개봉을 앞둔 영화 '카트'에선 비정규직 마트 직원을 연기한 김강우는 '찌라시'에서 권력 앞에 힘없는 연예인 매니저를 그렸다. "누가 보면 일부러 사회 비판적인 작품에만 출연한다고 하겠다"고 묻자 김강우는 "전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전 시나리오를 볼 때 인물을 많이 봐요. 그런데 이 작품은 우곤이라는 인물이 너무 재미있었어요. 캐릭터에 다양한 감정들이 나올 거라고 생각했죠. 사회비판적이라고 보기 보다는 한 인간에 대한 이야기예요."

늘 주위에서봐오던 매니저를 연기하는 것도 처음 해보는 경험이었다. "매니저란 굉장히 자유분방한 직업이고 다양한 전직들을 가진 사람들이 하는 일이예요. 이직율도 높고 별의 별 사람들이 다 있죠. 그래서 처음부터 정형화된 연기를 하지 않으려고 했어요. 물론 통화하는 톤은 주위 매니저들을 많이 참고했죠."

김강우는 이 작품에서 정말 몸이 부서져라 연기했다. 4주 동안 뛰어다니기도 하고 보안업체 직원 차성주(박성웅)에게 딱 죽지 않을 만큼 맞기도 했다. "여름에 촬영을 했는데 그냥 몸으로 부딪혀야하는 신이 많았어요. 아스팔트를 그렇게 열심히 뛰어보기는 고등학교때 이후 처음이네요. 또 거의 피범벅으로 촬영을 많이 했거든요. 피분장이 정말 덥고 찝찝해요. 그걸 견디는게 제일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작품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다. "김광식 감독님의 전작 '내 깡패같은 애인'을 보면서 '저분 캐릭터 만드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아닌 듯 하면서 메시지를 전달하는 스타일이 눈에 띄었거든요. 예상했듯이 '찌라시'도 말그대로 '웰메이드 상업영화'로 잘 만들어진 것 같아요."

"'찌라시'요? 제목 정할 때부터 말이 많았어요.(웃음) 일본식 속어잖아요. '증권가 정보지로 해야하나' 그런 말도 나왔고요. 그런데 그 속성을 제대로 살리는 단어였기 때문에 그대로 가기로 했죠." 그의 말처럼 '찌라시'는 꽤 민감한 소재일 수 있다. "영화를 찍으면서 드는 생각이 이 세상이 존재하는 한 소문은 없어질 수 없잖아요. '찌라시'는 어떤 형태로든 만들어져서 돌아다닐 거란 말이죠. 그런데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문제일 것 같아요. 95%는 가짜라고 하는데 그걸 부풀려서 100%처럼 만들어놓는 거니까요. 이 영화를 보면서 그런 생각들이 좀 달라졌으면 좋겠어요."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