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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에서 응원단장으로, 포항 찾은 오카야마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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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포항-세레소 오사카 간의 2014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본선 조별리그 E조 첫 경기가 열린 포항 스틸야드. 세레소 오사카 서포터스가 자리를 잡은 남쪽 관중석에 트레이닝복 차림의 건장한 사내가 응원을 주도했다. 2009년 포항이 아시아쿼터(아시아축구연맹 회원국 국적 선수 1명)로 영입했던 오카야마 가즈나리(36·한국명 강일성)가 주인공이다.

이날 오카야마의 역할은 응원단장이었다. 오카야마는 전후반 90분 동안 확성기를 들고 팬들의 응원을 주도했다. 현역시절 스틸야드를 누볐던 선수가 응원단장으로 변신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오카야마는 웃음을 잃지 않은 얼굴로 90분을 마무리 했다.

재일교포 3세인 오카야마는 1996년 요코하마 F.마리노스에서 데뷔, 2009년부터 2010년까지 포항에서 활약했다. 당시 포항의 ACL 우승 및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3위 역사를 함께 했다. 현재는 아마추어 팀인 나라클럽의 선수 겸 단장 뿐만 아니라 세레소 오사카의 원정 응원 투어 운영도 맡고 있다. 일본 스포츠지 닛칸스포츠는 26일 '오카야마는 부산 김해국제공항에서 포항으로 향하는 버스 내에서 특유의 폭소 토크로 세레소 오사카 서포터스의 흥을 돋우었다'고 전했다.

오카야마에겐 정을 나눈 두 팀이 맞붙은 경기였다. ACL의 추억이 서린 포항과 2001년엔 선수로, 현재는 응원을 위해 함께 하고 있는 세레소 오사카 중 누구를 더 응원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결과는 1대1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오카야마는 경기 후 "양 팀이 좋은 경기를 펼쳐주길 바랐다"며 결과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포항 구단 관계자는 "오카야마가 두 시즌을 뛰었는데, 출전 시간이 그리 많진 않았다"며 "그러나 출전명단에 포함되지 않는 날은 항상 팬들과 어울려 응원을 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우리 선수들도 팬들에게 좀 더 다가설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