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만 관객 돌파를 눈 앞에 둔 영화 '수상한 그녀'. 25일까지 780만 관객을 넘기며 역대 코미디 흥행 톱3에 등극했다. 예상을 뛰어넘은 폭발적 흥행세. 황동혁 감독이 '이제는 밝힐 수 있는' 3가지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꽃할매 '오두리', 원래 쭉쭉빵빵 섹시미녀였다?
황동혁 감독은 "시나리오 초고에서 '오두리'는 이른바 '쭉쭉빵빵' 섹시미녀 캐릭터였다. 그런데 어딘지 모르게 전형적인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황 감독은 각색 과정에서 오래 전부터 눈 여겨 봤던 여배우 심은경을 떠올렸다. 정통 드라마와 코미디 모두 소화 가능한 폭넓은 연기스펙트럼을 선보였던 심은경을 염두에 두고 '오두리' 캐릭터를 만들어갔다. 그렇다면 역설적으로 심은경은 '섹시미녀'가 아니란 이야기? 진위야 어찌됐거나 스무살 할매 '오두리' 캐릭터는 이렇게 탄생했다.
▶박인환 가슴에 김수현 있다?
극 중 실버카페에서 바리스타로 일하는 '박씨'(박인환). 그가 가슴에 달고 있는 명찰에는 관객들에게 핵폭탄급 웃음을 선사한 거물 까메오 김수현과 관련된 비밀이 숨겨져 있다. 앞치마에 곱게 달린 명찰에는 '박수현'이라는 세 글자가 곱게 새겨져 있다. 황동혁 감독은 "'젊은 박씨' 역에 '그 분'을 캐스팅 하고 난 뒤 '박수현'이라는 이름을 지었다"고 의미심장한 작명의 비밀을 밝혔다.
▶감독의 페르소나, 숨은 친할머니를 찾아라?
영화 속에는 황동혁 감독의 친할머니가 등장한다. 스무살로 돌아간 '오두리'가 젊음을 누리며 살 결심을 하게 하는 인물. 짧은 순간이지만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황동혁 감독은 "올해 96세가 되신 친할머니께서 '도가니'에 이어 이번에도 출연하셨다. '도가니'에도 잠깐 출연해 메소드 연기를 보여주셨는데, 나의 페르소나처럼 내 영화에 단골로 출연하시는 여배우"라며 훈훈한 마음을 전했다. 황 감독의 할머니는 '도가니'에서 주인공 '민수'의 할머니 역으로 출연한 바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