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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팅 0' 박주영? 일희일비할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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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2일의 기다림이었다.

드디어 박주영(29·왓포드)이 선발 출전 명단에 모습을 드러냈다. 박주영은 23일(한국시각) 영국 볼턴의 리복 스타디움에서 열린 볼턴과의 2013~2014시즌 챔피언십(2부리그) 32라운드에 선발로 나서 후반 16분까지 61분 간 활약했다. 박주영이 마지막 선발로 나선 것은 셀타비고 시절이던 지난해 4월 8일 라요 바예카노전이다. 이후 볼턴전 전까지 셀타비고와 아스널에서 각각 교체로만 2경기씩을 뛰었다. 10개월 15일(322일) 만의 선발 복귀다. 볼턴의 에이스 이청용은 박주영이 나간 뒤 후반 막판 케빈 데이비스를 대신해 투입, '코리안 더비'는 성사되지 못했다.

간절한 기다림을 지울 만큼 두드러지진 못했다. 주포 트로이 디니와 투톱으로 나선 박주영은 전반 9분 상대 볼 배급 차단, 전반 14분 크로스 시도 등 활발한 움직임을 펼쳤다. 슈팅이 없었던 게 옥에 티였다.

과연 단 1개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할 정도로 박주영의 기량이 떨어지는 것일까. 여러가지 면에서 해석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왓포드 공격은 디니가 최전방에서 수비수들과 싸우며 해결사 역할을 하거나 2선의 지원으로 마무리를 짓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박주영의 임무는 디니를 받쳐주고 때로는 직접 해결도 하는 것이다. 측면으로 빠지면서 크로스를 시도하고 전진 압박으로 상대 공격을 차단하는 움직임은 이런 시각을 뒷받침 한다. 쥐세페 산니노 감독이 후반전 시작과 함께 스리톱 카드를 꺼내든 것도 주목할 만하다. 산니노 감독은 전반전을 0-2로 뒤진채 마치자, 마르코 카세티를 빼고 다니엘 푸딜을 투입하며 변화를 시도했다. 산니노 감독은 경기 후 지역지 왓포드옵저버와의 인터뷰에서 "쫓아가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변화를 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공격 다변화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박주영에게 돌아가는 기회는 그만큼 적어질 수밖에 없었다. 라요전 이후 1년 가까이 실전에서 20분 이상을 소화하지 못했던 과거도 생각해야 한다.

수치 상으로 드러나는 활약은 나쁘지 않았다. 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박주영이 볼턴전에서 61분 간 76%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으며, 50%의 공중볼 경합 성공률과 25번의 볼 터치를 했다고 기록했다. 감각이 다소 떨어짐에도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컨디션에 이상이 없음을 증명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향후 산니노 감독이 박주영을 디니와 페르난도 포레스티에리에 이은 또 하나의 공격 옵션으로 활용할 것으로 볼 만한 이유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박주영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으로 가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택했고, 이제 첫 걸음을 떼었다. 일희일비는 무의미 하다. 단편적 비판은 오히려 박주영의 의지를 꺾을 뿐이다. 평가는 올 시즌 뒤 해도 늦지 않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