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인 샤니 데이비스(32)가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을 '빈손'으로 끝냈다. 21일(한국시각)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 8강에서 탈락하며 소치에서의 마지막 여정을 끝냈다.
2006년 토리노올림픽과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서 2개 대회 연속으로 1000m 금메달, 1500m 은메달을 따냈던 데이비스는 이번 대회 1000m와 1500m에서 각각 8위와 11위에 그쳤다. 500m 역시 24위에 그치며 '노메달'로 대회를 마쳤다. 그러나 22일 미국 언론과 마주한 데이비스의 목에는 금메달이 걸려 있었다. 팬들이 선물한 금메달이었다. 미국의 USA 투데이는 '샤니 데이비스가 진짜 메달은 못따냈지만 팬들이 준 초콜릿 금메달을 따냈다'고 보도했다.
데이비스도 팬들의 선물에 잠시 미소를 되찾았다. 그는 USA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나도 메달을 따냈다. 굉장하다"며 웃음을 보였다. 그러나 소치에서의 부진에 마음은 여전히 무거웠다. 그는 "정말 힘들었다. 이번 올림픽은 오랫동안 나를 괴롭힐것 같다"고 했다. 빨리 몸과 마음을 추스리는게 중요하다. 그는 "나는 회복력이 빠르다. 많은 일들을 겪었다. 이번 일 또한 극복할 것이다. 시간과 휴식이 필요하다. 내 몸과 정신은 회복할 수 있고 더 강해질 것이다. 내가 계속 스케이팅을 하고 싶다면 계속 빙판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최강자로 세 번째 올림픽에 나선 샤니 데이비스의 퇴장은 초라했다. 그러나 그를 응원해준 팬들과 초콜릿 금메달이 있어 상처를 금새 치유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