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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남자 팀추월 '은메달 기적', 이승훈의 투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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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의 벽은 높았다.

남자 팀추월이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서 맺은 열매는 '작은 기적'이었다. 이승훈(26·대한항공) 주형준(23) 김철민(22·이상 한체대)이 짝을 이룬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대표팀이 은메달을 차지했다.

남자 팀추월 대표팀은 23일(이하 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벌어진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네덜란드와의 결승전에서 아쉽게 패했다. 접전을 펼쳤지만 중과부적이었다. 네덜란드는 3분37초71, 올림픽 신기록을 재작성했다. 한국은 3.14초 뒤진 3분40초85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한국 남자가 수확한 이번 대회 첫 메달이다. 밴쿠버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를 목에 걸은 이승훈은 2회 대회 연속 올림픽 메달을 거머쥐었다. 그는 소치올림픽 5000m에서 12위, 1만m에서 4위를 기록하며 메달 문턱을 넘지 못했다. 네덜란드 천하에 아픔은 컸다. "나뿐 아니라 모두가 네덜란드 선수들을 이기고 싶어한다. 하지만 될듯될듯하면서 안된다. 아쉽고, 지친다." 이제 4년 후 평창올림픽을 기약하게 됐다.

한국 빙속은 팀추월의 불모지였다. 이승훈이 탄생하면서 후배들과 특급 조합이 완성됐다. 이승훈은 8바퀴 중 4바퀴를 선두에서 리드한다. 네덜란드와의 결승전을 앞두고는 올림픽에는 늘 이변이 존재한다. 안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된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다. 후회없는 레이스를 펼치겠다"고 했다.

투혼의 레이스였다.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남자 팀추월은 8바퀴(3200m)를 돌고 상대팀의 뒤를 쫓아 추월하면 경기에서 승리한다. 그러나 만약 상대팀의 마지막 주자를 잡지 못한 채 레이스를 마치면 양팀에서 가장 늦게 결승선을 통과한 두 선수의 기록을 비교한다. 3명으로 구성된 2개 국가의 팀이 400m 트랙을 반으로 나눠 동시에 출발한다. 남자 팀추월 대표팀은 1∼2차 월드컵에서 동메달, 4차 월드컵에서는 2위에 올랐다. 이날 월등한 기량을 선보이며 사상 첫 올림픽 메달 가능성을 키웠다.

세 명의 호흡은 으뜸이었다. 공통분모가 있다. 이승훈 주형준 김철민은 모두 쇼트트랙 선수 출신이다. 쇼트트랙 계주로 맺어진 끈끈한 정이 빛을 발했다. 코너웍이 탄탄해 팀추월에는 제격이다.

이승훈 주형준 김철민이 스피드스케이팅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팀추월에서 메달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소치올림픽도 막을 내렸다. 한국은 금3, 은3, 동2개를 수확했다. 3회 연속 톱10 진입에 실패했지만 그들이 흘린 땀방울은 고귀했다. 소치(러시아)=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