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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쇼트트랙? 빙속 팀추월? 남자들 마지막 자존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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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이 종착역이다.

러시아 소치 피시트 올림픽스타디움에서 24일 오전 1시(이하 한국시각) 폐막식이 열린다. 남자 선수들이 마지막 자존심을 건다. 4년 전 밴쿠버 대회에서 남자 선수들은 금메달 4개, 은메달 5개를 수확했다. 최고의 성적이었다. 여자 선수들은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하지만 소치에선 고개를 숙였다. 단 한 개의 메달도 없다. 남자 선수들이 동계올림픽에서 한 개의 메달도 낚지 못한 것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미국) 대회가 마지막이었다.

최후의 기회가 남았다.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이 먼저 도전한다. 21일 오후 10시30분 8강, 22일 오전 0시13분 4강, 같은날 오후 10시51분 결승전이 벌어진다. 이승훈(26·대한항공) 주형준(23) 김철민(22·이상 한국체대)이 짝을 이룬다. 이승훈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소치에서 이변이 나오면 팀추월이 주인공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드러나지 않은 복병 종목이다. 남자 팀추월은 8바퀴(3200m)를 돌고 상대팀의 뒤를 쫓아 추월하면 경기에서 승리한다. 그러나 만약 상대팀의 마지막 주자를 잡지 못한채 레이스를 마치면 양 팀에서 가장 늦게 결승선을 통과한 두 선수의 기록을 비교한다. 3명으로 구성된 2개 국가의 팀이 400m 트랙을 반으로 나눠 동시에 출발한다. 남자 팀추월 대표팀은 1∼2차 월드컵에서 동메달, 4차 월드컵에서는 2위에 올라 사상 첫 올림픽 메달 가능성을 키웠다.

한국 장거리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인 리더 이승훈은 "후배들이 나보다 더 좋다. 의욕적이고 욕심이 있다. 팀추월이 가장 재미있고 자신있는 종목이다. 지금까지 준비한대로 같은 패턴으로 하면 메달을 딸 수 있을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팀으로 묶이는 최강 네덜란드의 금메달이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과 러시아, 폴란드, 독일이 2~5위를 다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1일 밤 결승까지 오를 수 있다면 은메달을 확보하게 된다.

팀추월이 메달 획득에 실패하면 쇼트트랙이 마지막으로 숙제를 풀어야 한다. 18일 여자 3000m 계주에서 이번 대회 쇼트트랙 첫 금메달이 나와 분위기가 최고조다. '박승희의 남자' 이한빈(26·성남시청)과 친동생 박세영(21·단국대)이 22일 오전 3시30분부터 500m 8강과 4강, 결선을 치른다.

박승희는 여자 500m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상대 선수에게 걸려 넘어지면서 아쉬움이 남았으나 이미 과거의 이야기다. '박승희 DNA'는 이한빈 박세영과 통한다. 500m는 쇼트트랙 중에서도 가장 변수가 많은 종목이다. 충돌과 몸싸움, 실격이 빈번하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둘다 메달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이한빈은 "컨디션이 가장 괜찮은 것 같다. 기록이 생각보다 잘 나오고 있다. 장담을 할 수 없지만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세영은 500m가 보너스다. 당초 이한빈과 함께 신다운(21·서울시청)의 출전이 예정돼 있었다. 신다운이 양보를 하면서 기회를 얻었다. 그는 "각오보다는 양보받은 무대인 만큼 부끄럽지 않는 레이스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과연 남자들의 마지막 반전이 일어날까. 소치(러시아)=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