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간 흘린 땀과 눈물이 서린 빙판을 그냥 떠나기 아쉬웠을까.
'피겨여제'는 조금 더 있고 싶었는지 모른다. 김연아가 20일(이하 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팰리스에서 벌어질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24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가장 마지막에 연기한다. 4조 6번째다. 그녀의 프리스케이팅은 21일 오전 3시46분 시작된다.
김연아는 20일 쇼트프로그램에서 다른 클래스를 보여줬다. 만족스런 경기는 아니었지만, 기술점수(TES) 39.03점과 예술점수(PCS) 35.89점을 더한 74.92점을 받았다. 2위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러시아·74.64점)와의 점수차는 0.28점으로 근소하다. 그러나 프리스케이팅에서 클린연기만 펼친다면 올림픽 2연패는 문제없다.
다만, 김연아는 마지막 순서를 꺼린다. 4년 전 밴쿠버 대회에선 24명의 연기자 중 21번째로 연기를 펼쳤다. 마지막 순서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긴 대기시간 때문이다. 연습 후 순서를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면 생각이 많아질 수 있다. 또 빙질도 점점 최악으로 변한다. 12명의 경기가 끝난 후 단 한 차례 정빙을 실시하지만 이후 11명이 더 연기를 펼친 뒤 나서야 한다.
분명 넘어야 할 과제다. 그래도 김연아는 씩씩했다. 물러서진 않았다. 그녀는 "대회 경험이 많기 때문에 연기 순서는 경기력에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