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프니츠카야는 복병이 아니었다. 아사다 마오는 라이벌이 아니었다. 김연아의 적은 없었다. 클래스가 달랐다.
김연아는 20일(한국시각)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팰리스에서 펼쳐진 여자 싱글 피겨스케이팅 쇼트프로그램에서 1위에 올랐다. 74.92점을 기록했다. 박한 점수였지만 다른 클래스에 외신들의 극찬이 이어졌다.
경기 전 최대 복병으로 평가받았던 리프니츠카야는 3번째 점프과제인 트리플 플립에서 넘어지며 65.23점에 그쳤다. 기술점수(TES) 33.15점과 예술점수(PCS) 33.08점에 감점이 1점 있었다. 신인은 신인이었다. 고개를 떨군채 한동안 링크를 떠나지 못했다.
아사다는 트리플 악셀의 저주에 또 다시 눈물을 흘렸다. 엉덩방아를 찧은 후 손까지 짚었다. 첫 번째 점프과제에서 넘어지며 이후 점프 과제를 이어가지 못했다. 55.51점, 최악이었다. 기술점수(TES) 22.63점과 예술점수(PCS) 33.88점에 감점이 1점 있었다.
김연아는 이들과 전혀 달랐다. 완벽한 클린연기를 펼쳤다. 필살기'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공중 연속 3회전·기본점수 10.10점)을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GOE(Grade Of Execution·수행점수)에서 1.50점의 가점을 받았다. 트리플 플립에서도 1.10점의 가산점을 받으며 6.40점을 얻었다. 더블악셀도 완벽했다. 점프 3요소에서 3.67점의 가산점을 얻었다.
스핀도 시나리오대로였다. 플라잉카멜에서 레벨4를 받았으며, 레이백에서도 레벨3를 받았다. 체인지풋콤비네이션에서도 레벨4를 받았다. 다만 가산점에서는 만족할만한 점수가 나오지 않았다. 각각 0.93점, 0.79점, 1.07점의 GOE를 얻었다. 공을 들였던 스텝시퀀스는 아쉬움이었다. 레벨3에 그쳤다.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연기였지만 레벨4를 받지 못했다. 기본점수가 3.30점으로 깎였다. 반면 가산점은 1.14점으로 높았다. 김연아는 스텝시퀀스의 레벨 하락으로 기본점수 31.43점과 가산점 7.60점을 더해 TES에서 39.03점을 받았다.
탁월한 예술성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다. 특유의 표정과 풍부한 감정연기로 빨아들였다. PCS에서 35.89점을 받았다.
부담으로 따지면 김연아가 가장 컸다. 은퇴무대에 올림픽 2연패에 대한 부담은 리프니츠카야나 아사다 마오와 비교가 안됐다. 경기 뒤 "나도 사람이다. 긴장하는 것이 안보일 뿐 나도 긴장한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김연아는 완벽했고, 둘은 실수를 했다. 김연아가 클래스가 다른 이유다. <스포츠2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