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충격에 빠졌다. 금메달을 믿어 의심치않았던 남자아이스하키가 8강에서 탈락했다.
러시아는 19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볼쇼이 아이스돔에서 열린 대회 남자 아이스하키 8강전에서 핀란드에 1대3(1-2 0-1 0-0)으로 역전패했다. 러시아는 유효슈팅 수에서 38-22로 핀란드를 앞섰지만 NHL 최고의 골리 가운데 한 명인 투카 라스크(보스턴 브루인스·37세이브)의 선방을 뚫지 못했다. 러시아는 1피리어드 7분 51초 파워 플레이(상대 선수 페널티로 인한 수적 우세) 상황에서 파벨 다츠유크의 어시스트를 받은 일리야 코발추크가 상대 골 네트를 갈라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9분 18초에 동점골을 허용하더니 1피리어드 종료 2분여를 남기고 이번 대회 최고령 아이스하키 선수인 티무 셀란느(44·애너하임 덕스)에게 역전골을 빼앗겼다. 러시아는 2피리어드에서도 추가 골을 내줘 완패를 당했다.
러시아는 전체 5위로 조별리그를 마치고 예선 플레이오프에서 노르웨이를 4대0으로 격파하며 8강행 티켓을 얻었다. 러시아는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서 플레이오프-8강전-준결승을 거쳐 금메달까지 목에 건 캐나다처럼 금메달에 도전했지만 핀란드에 덜미를 잡혔다. 개인 기량만으로 따졌을 때는 충분히 이기리라는 예상이 우세했으나 수비 조직력을 앞세운 핀란드 앞에서 무력했다. 특히 러시아가 가장 큰 기대를 건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올시즌 득점 1위인 알렉스 오베츠킨(워싱턴 캐피털스)의 부진이 컸다. 그는 이날 경기에서 포인트(골·어시스트 합계)를 하나도 올리지 못하는 등 대회 5경기에서 1골 1어시스트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오베츠킨은 "최악이다. 더 이상 할 수 있는 말이 없다"고 아쉬워했다. 러시아 TV는 경기 후 하이라이트 프로그램도 방영하지 않았다. TV캐스터는 "인생이 끝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쉬우면서도 힘든 패배다"고 마위워했다. 이어 "우리는 모두 울고 있다. 언젠가 복수할 날이 있을 엇이다"고 훗날을 다짐했다. 이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