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문(28·캘러웨이)이 우승을 노렸던 대회에서 공동 12위에 오르며 아쉬움을 삼켰다. 배상문은 17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리비에라 골프장(파71·7298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노던트러스트 오픈(총상금 670만달러)에서 최종합계 8언더파 276타를 기록, 최경주(44·SK텔레콤)와 함께 공동 12위로 마쳤다.
배상문에겐 우승 가능성이 높았던 대회였다. 배상문은 7주 연속 대회 출전을 강행했다. 비시즌 훈련을 많이 했다. 시즌 초반 컨디션이 좋았기 때문에 승부수를 띄웠다. 이번 노던트러스트 오픈을 우승 타킷으로 삼았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느낌이 좋았다. 또 미국 거주지인 LA 인근에서 열리는만큼 심리적인 안정감도 얻을 수 있었다. 2라운드까지는 계획대로 착착 들어맞았다. 신들린 퍼팅을 앞세운 배상문은 2라운드에서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다. 3,4라운드를 잘 버티면 우승을 노릴 수 있게 됐다. 하지만 3라운드에서 1타를 잃어 공동 6위로 밀렸다. 마지막날 역시 버디 5개, 보기 5개를 쏟아내는 들쑥날쑥한 플레이로 타수를 줄이는데 실패했다.
지난해 5월 바이런넬슨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PGA 투어 첫 승을 거둔 배상문은 올해 역시 시즌 초반 우승을 차지, 안정적인 투어를 이어간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전 세계 톱플레이어들이 모이는 PGA 투어는 역시 만만치 않았다. 무엇보다 전략적인 플레이가 필요해 보였다.
이번 대회 우승은 최종합계 15언더파 269타를 기록한 버바 왓슨(미국)이 차지했다. 2위 더스틴 존슨(미국)을 2타 차로 제치고 통산 다섯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왓슨과 존슨은 PGA 투어를 대표하는 골퍼들이다. 왓슨은 3라운드까지 선두권을 유지하며 기회를 엿봤다. 마지막날 보기없이 버디만 7개를 잡아내는 무서운 집중력을 보여줬다. 존슨 역시 이날 보기 없이 5타를 줄여 지난주 끝난 AT&T 페블비치 대회에 이어 2주 연속 준우승했다.
이들 우승자와 준우승자들은 4라운드내내 강한 집중력을 보여줬다. 배상문을 비롯해 PGA 투어에서 뛰고 있는 젊은 한국선수들이 배워야할 부분이다. '맏형' 최경주는 "다른 투어에선 하루정도 쉬어갈 수 있다. 하지만 PGA 투어에서 우승하려면 사흘내내 집중력을 잃지 않아야 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