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지 않은 승부였다.
11일(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아이스큐브 컬링센터에서 열린 여자 컬링, 사상 첫 올림픽 진출에 성공한 대표팀의 첫번째 상대는 숙적 일본이었다. 마지막 10엔드가 되서야 승패가 결정이 났다. 10-7로 한국이 리드를 잡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의 주장 아유미 오가사와라의 마지막 스톤만이 남았다. 하우스(표적) 안에는 일본의 스톤이 2개, 한국의 스톤이 2개가 남았다.
컬링은 각 엔드에서 두 팀이 각각 8개의 스톤을 모두 던진 후, 하우스 가운데에 있는 버튼(희색원)에 스톤을 가까이 붙인 팀이 승자가 된다. 점수 계산시에는 하우스 안쪽에 위치한 스톤만이 그 대상이 된다. 스톤이 직경 3.7m(12피트)의 하우스 안에 위치해 있거나 또는 스톤의 일부분이 원의 일부에 걸려 있어야 한다. 승자팀은 버튼에서 가장 가까운 상대편의 스톤보다 버튼에 더 가까이 붙인 스톤의 갯수만큼 점수를 얻는다.
한국의 스톤이 모두 테이크아웃(스톤을 밀어내는 것)될 경우 일본의 스톤이 3개가 남아있게 됐다. 동점도 가능한 상황이었다. 숨죽인 순간, 일본의 스톤은 한국 스톤을 밀어내지 못했다. 결국 한국의 12대7 승리로 끝이 났다. 각 엔드마다 2점씩을 주고받으며 1점 차이로 엎치락뒤치락하던 경기는 6엔드부터 한국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6엔드에서 단번에 3점을 획득한 대표팀은 선공인 9엔드에 1점을 추가하며 승기를 잡았다.
한국 여자 컬링은 첫 판에서 일본을 꺾으며 첫 메달을 향한 순조로운 발걸음을 했다. 한국은 국제컬링연맹(WCF)의 2012~2013시즌 최종 랭킹에서 10위로 이번 대회 출전국 중 가장 낮다. 만만히 볼 팀이 하나도 없다. 그나마 해볼만한 일본(랭킹 9위)을 만난 것이 호재였다. 대표팀은 일본을 꺾고 이를 통해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강호들과 맞서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첫 올림픽이라는 부담감, 빙질과 스톤의 부적응 등 힘든 상황에서도 여자 컬링 대표팀은 자신감있는 모습으로 승리까지 따내며 향후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여자 컬링 대표팀은 이번 대회 강력한 4강 후보로 꼽히는 스위스, 스웨덴과 연전을 치른다. 두 경기 중 한경기라도 승리한다면 메달 가능성이 높아진다. 10개팀이 참가하는 이번 올림픽은 리그전을 치른 후 1~4등이 토너먼트를 통해 메달을 가린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