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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가 미래다①] '식지않은' 한류, '한계' 넘어야 롱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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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내수시장 정체에도 불구하고, 콘텐츠 산업은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콘텐츠 산업 매출액은 91조 5천 3백억원으로 2012년 대비 약 4.9% 성장했으며, 한류 수지가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콘텐츠산업은 지난해 대비 매출액은 약 7% 증가한 97조 9천억원, 수출액은 약 12.8% 증가한 57억 5천만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이 가운데 온라인 게임 부문은 수출액의 60%를 차지하며,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하지만 국제경쟁력을 갖춘 K팝과 한국 드라마, 영화 부문의 성장이 눈부시다. 스포츠조선에서는 2014년을 맞이해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보고서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토대로 올해 연예 콘텐츠 산업의 트렌드를 부문별로 짚어봤다.11일부터 13일까지 [콘텐츠가 미래다] 3부작 시리즈로 연재된다.

김겨울 기자 winter@sportschosun.com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 '식지 않은' 한류, 지속적 성장세

한류의 꽃은 K-POP이다. 그동안 소녀시대 동방신기 JYJ 빅뱅 등 아이돌 그룹의 활약으로 해외에서도 K-POP과 공연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수출액이 확대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음악산업 상장사의 2013년 3분기 누적 수출액은 1308억 원으로, 2012년(1919억 원) 대비 71.9%를 달성했다. 즉 2012년 보다 8% 이상 수출액이 증가했다는 계산이다. K-POP은 국내 컨텐츠 해외 진출 지렛대 역할까지 담당해왔다. 실제로 '크로스파이어' 개발사 스마일게이트는 2PM 미쓰에이 등이 소속된 JYP엔터테인먼트와 업무협약(MOU)를 체결, 조인트 벤처 설립도 검토하기도 했다.이처럼 K-POP과 타 콘텐츠 산업간의 협력을 통한 국내 컨텐츠 해외 진출 시도가 지속적으로 추진되면서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영화계도 호황이다. 유명 감독, 배우들의 해외 진출은 물론 할리우드 스타들의 내한 행렬도 끊이지 않았다. 한국 시장의 입지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뜻이다. 이와 함께 해외 진출을 위한 공동 제작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미스터고'나 '이별계약' 등이 중국 화이브라더스, 차이나필름그룹에서 투자금을 받거나 배급 유통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올해는 '라스트 나이츠', '무명인' 등 글로벌펀드에서 투자한 국제공동제작 영화들도 해외 시장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방송산업 역시 경쟁력 있고 완성도 높은 프로그램의 해외 진출이 확대되고 있다. 2013년 방송산업 수출액은 2억 4200만 달러로 2012년(2억 3400만 달러) 대비 3.3%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포맷 형태 수출이 증가하며 새로운 한류 바람을 조성했기 때문이란 평가다. MBC '아빠! 어디가?'는 중국후난위성TV에 포맷 수출돼 5%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중국에서도 이례적인 기록이다. 그런가 하면 SBS '상속자들'이 13개국에 수출되고, '별에서 온 그대'가 회당 최고가로 중국에 수출되는 등 한류 열풍이 거세다.

▶ 지속 성장의 한계, 해결책은?

K-POP의 가장 취약한 부분은 장르가 국한돼 있다는 점이다. 아이돌 음악과 공연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건 사실이지만, 특정 장르 하나만으로 세계인의 마음을 공략하기란 어렵다. 특히 미국 등 해외 주요 국가에서는 아이돌 음악 비중이 다소 낮기 때문에 특화된 음악 장르가 필요하다. 일본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것도 문제다. 일본에서의 음악 매출은 전체 음악 수출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일본 시장이 침체되면 역풍을 맞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시장 다각화의 중요성을 인지한 기획사들은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일례로 SM엔터테인먼트는 동방신기 소녀시대 등 기존 아티스트는 물론 엑소를 중심으로 중국, 일본 등 아시아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유지했고 2012년부터 유럽 및 북미권까지 진출하면서 반경을 넓혔다. 일본 매출 의존도를 점진적으로 낮추는 한편 다양한 글로벌 활동으로 안정적인 해외 매출 성장을 기대하게 하면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방송계도 일본 시장의 한계는 절감하고 있다. "예전만 못하다"는 게 중론이다. 대신 음악 산업에 비해 손을 뻗은 시장이 넓다는 게 장점이다. 그러나 '노하우'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 한 관계자는 "최근 국내 예능 프로그램이 중국 등에 엄청난 가격에 수출되고 있다. 현직 예능PD를 스카웃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한국 예능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서다. 풀샷이 아니라 개개인마다 카메라를 붙인다거나 하는 프로그램 핵심 연출 기술을 빼가고 있다"고 귀띔했다. 실버세대 및 독거세대 증가와 같은 트렌드를 읽어내면서도 이를 연출하는 노하우를 지켜내는 게 최대 숙제다.

영화계는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홍보사 관계자는 "스크린 독과점, 장르 편중화, 스태프 처우 개선 등 기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위기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배우 최민식, 황정민, 유지태 등도 특정 장르에 국한된 투자 환경이나 열악한 스태프 대우에 대한 우려를 드러낸 바 있다. 그래서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출자한 투자조합 투자작품과 지원작품에 표준근로계약서 사용을 의무화하는 제도가 2013년부터 시행되고는 있지만, 다른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은 미비하다. 올해도 '국제시장', '명량-회오리바다', '군도:민란의 시대' 등 국내 블록버스터 영화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엑스맨:데이즈 오브 퓨쳐 패스트'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줄줄이 개봉할 예정이라 스크린 독과점 현상은 해소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또 CJ E&M, 롯데, 쇼박스, 뉴(NEW) 등 메이저 투자배급사 투자배급 작품이 국내 흥행작의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상대적으로 중소 투자배급사의 자금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 2014 한류, 日 이을 새로운 시장은?

분야별 차이는 있지만 관계자들은 시장 다각화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가장 매력적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중국 시장이다. 중국은 중화사상이란 특수한 문화 장벽과 미비한 저작권법 실정으로 진출이 망설여졌던 시장이다. 더욱이 회당 1억 원선인 일본에 비해 판권 가격이 낮은데다 해외드라마 쿼터제 때문에 수출이 어렵다는 건 큰 약점이다. 그러나 시진핑 정권이 들어선 뒤 정책이 변화했다. 중국어권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시진핑 정권 이후 저작권법 확립 및 강화에 큰 힘을 기울이고 있다. 더이상 해적판 음반이나 DVD 등이 유통되지 못하도록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친한 분위기도 고무적이다. 중국은 과거 덩샤오핑 때부터 유지해 온 도광양회 외교 전략에서 벗어나 적과 친구를 구분하고 있는데 한국은 '친구'로, 일본은 '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게 홍콩 성도일보 등 현지 언론의 분석이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