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기지 않는 일이 일어났다."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첫 금메달의 주인공 세이지 코첸버그(미국)의 소감이다. 그는 8일 러시아 소치 로사 쿠토르 익스트림파크에서 열린 남자 스노보드 슬로프스타일 결선에서 93.50점을 받아 정상에 올랐다. 코첸버그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첫 금메달리스트가 되며 슬로프스타일 올림픽 초대 챔피언에 올라 만년 '2인자'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를 떼어냈다. 코첸버그는 금메달 획득 직후 영국 국영방송 BBC와의 인터뷰에서 "정말 흥분되고 기쁘다"며 "뭐라 말을 해야할 지 모르겠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르겠다. 믿기지 않는 일이 일어났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만년 '2인자'의 상상이 현실이 됐다. 코첸버그는 소치 올림픽이 열리기 전 치른 국내외 3개 대회 슬로프스타일에서 모두 2위에 그쳤다. 그는 "사람들이 나를 '2인자 세이지'라고 부르는 이유를 안다"며 "최근 대회뿐 아니라, 스노보드를 시작한 후 9년 동안 나는 늘 2위였다"고 털어놨다. 코첸버그 앞에는 항상 '스노보드 황제' 숀 화이트(28·미국)가 있었다. 다행히 이번 대회에서는 화이트가 하프파이프에 집중하기 위해 슬로프스타일 출전을 포기하면서 코첸버그가 우승 후보로 부상했다. 그러나 준결승에서 90.50을 받아 90.75를 받은 영국의 빌리 모건에 이어 2위에 오르면서 또 '2인자 악몽'을 떠올렸다. 결승전에서는 달랐다. 그는 결승전을 앞두고 자신의 SNS 트위터에 "결승에 진출한 것도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고난도 기술로 심판진의 눈을 사로잡았고, 대회 첫 금메달리스트로 거듭났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