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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이승훈 드디어 출격, 5000m 메달 색깔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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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의 문이 열렸다.

8일 오전 1시 14분(이하 한국시각) 화려한 축포가 터졌다. 시각에도 의미가 있다. 현지시각으로는 7일 오후 8시 14분이었다. '2014'를 착안해 20시 14분 지구촌 최대 겨울 스포츠 축제가 시작됐다. 러시아에서 열리는 첫 동계올림픽이다.

메달 레이스도 막을 올렸다. 한국 선수단의 첫 메달을 노리는 이승훈(26·대한항공)이 드디어 출격한다. 8일 오후 8시 30분부터 러시아 소치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는 열리는 5000m에 출전한다. 하루전 열린 조추첨에서 그는 독일의 파트리크 베커트와 가장 마지막 조인 13조에 편성됐다. 코스는 이승훈이 아웃 코스, 베커트가 인 코스에 배정됐다.

10조에 포진한 라이벌 스벤 크라머(네덜란드)의 경기 결과를 보고 레이스를 펼치는 점은 장점이다. 크라머는 올 시즌 월드컵 1·2차 대회 5000m, 3차 대회 1만m에서 거푸 금메달을 수확하며 장거리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하지만 부담이 더하다. 우선 함께 타는 상대가 약하다. 베커트는 2013~2014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5000·1만m 랭킹 8위로, 3위인 이승훈보다 다소 처져있다. '페이스 메이커' 효과는 크게 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또 정빙 후 마지막으로 레이스를 펼치는 것도 불운이라면 불운이다. 5000m에서는 경기 중 3차례 얼음을 정비한다. 정빙 후 첫 주자가 가장 유리하다. 맨 마지막 주자인 이승훈은 3경기를 치른 후 일전을 치러야 해 빙질이 최악일 수 있다. 반면 조너선 커크(미국)와 경기를 펼치는 크라머는 정빙 후 처음으로 경기를 하게 돼 다소 유리하다.

그래도 넘어야 한다. 4년 전 그는 깜짝 신화의 주인공이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값진 메달을 수확했다.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서 유럽 선수들의 전유물인 5000m에서 은메달, 1만m에서는 금메달을 수확했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 장거리 스피드스케이팅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그는 2009년까지는 쇼트트랙 선수였다. 그의 메달 행진에 기적이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쉼없이 달려왔다. 이승훈은 실전을 앞둔 하루 전인 7일 약 30분간 컨디션 조절로 훈련을 마무리했다. "4년 전보다 첫 경기를 앞두고 부담감이 느껴지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올림픽 자체를 즐기려고 노력하겠다." 그의 출사표였다. 이승훈은 "이 곳의 빙질이 좋지 않은 건 사실이지만 어차피 조건은 똑같다. 빙질의 의미는 없다고 본다. 빙질보다는 컨디션 조절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승훈은 밴쿠버올림픽 이후인 2011~2012시즌과 2012~2013시즌 주춤했다. 올림픽은 달콤한 자극제였다. 2013~2014시즌부터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올림픽 시즌인 2013~2014시즌에선 월드컵 1차, 4차대회 5000m에서 동메달을 차지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결전의 날이다. 이승훈이 한국 선수단의 첫 테이프를 끊는다. 소치(러시아)=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