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쇼트트랙에 붙은 꼬리표는 위기다.
2006년 토리노, 2010년 밴쿠버 등 최근 두 차례 올림픽에서는 여자보다 더 좋은 성적을 냈다. 하지만 2013~2014시즌 월드컵에서 이한빈(성남시청)이 1500m에서 2위에 올랐을 뿐 다른 3개 종목에서는 모두 3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설상가상으로 계주 2번 주자로 에이스 역할을 해야 하는 노진규(한국체대)가 팔꿈치 골절과 암투병으로 올림픽 출전을 포기했다. 소치올림픽에서는 최악의 경우 2002년 솔트레이크 대회처럼 노메달의 수모를 당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그들은 묵묵히 길을 가고 있다. 소치에 입성한 후 7일(한국시각) 이틀째 훈련을 소화했다. 남자의 간판은 신다운(21·서울시청)이다. 그는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는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1000m, 1500m, 종합에서 모두 우승, 3관왕에 올랐다. 하지만 올림픽 시즌인 2013~2014시즌, 갑작스런 부진에 빠졌다. 중국 상하이와 러시아 콜롬나 등에서 열린 월드컵시리즈 개인전에서 입상권에서 들지 못했다. 그나마 5000m계주에서 두 차례 입상권에 든 것이 전부다.
과거가 된 듯 하다. 소치에서 그는 자신감이 대단했다. 신다운은 "기록적인 것은 점검이 끝났다. 이제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이렇게 열심히 훈련을 한 적이 없다"고 웃었다. 갈팡질팡 빙질에 대해서도 긍정적이었다. 그는 "경기장의 빙질이 좋지 않다. 연습 링크의 빙질은 더 나쁘다. 가끔 스케이트날이 경로에서 빠질 때도 있는데 미국 선수는 많이 당황해하는 것 같더라"며 "그러나 전지훈련을 한 퐁트 로뮤의 빙질은 아이스버그보다 더 나빴다. 적응에 어려움은 없다"고 했다.
신다운은 또 고지대 훈련도 효과를 봤다고 했다. 프랑스의 퐁트 로뮤는 해발 1800m에 자리 잡은 곳이다. 반면 소치올림픽이 열리는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는 고도가 해발 3.4m밖에 되지 않는다. 그는 "고지에서는 호흡을 하는 데 숨이 가빴다. 두통과 현기증이 날 정도였다. 하지만 소치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너무 편하다"고 덧붙였다.
남자 쇼트트랙은 위기를 곧 기회로 여기고 있다. 소치(러시아)=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