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녀 '김금화'의 이야기를 담은 판타지 다큐 드라마 '만신'이 3월 개봉을 확정하며 예비 관객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특히 김금화 만신의 삶을 통해 가슴 아픈 현대사를 치유하는 씻김굿 같은 영화라는 점에서 '지슬-끝나지 않은 세월 2' '변호인' 등의 뒤를 이을 한국형 힐링 무비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오는 3월 개봉을 확정한 영화 '만신은 가슴 아픈 한국 현대사의 비극을 어루만지는 치유의 드라마다. 신기를 타고난 아이(김새론)에서 신내림을 받은 17세의 소녀(류현경), 그리고 모진 세월을 거쳐 최고의 만신이 된 여인(문소리)까지 김금화의 삶을 통해 본 한국 현대사와 치유의 이야기를 담은 판타지 다큐 드라마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큰 무당이자 세계가 먼저 인정한 굿의 천재, 만신 김금화라는 인물의 개인사와 사회사의 결합을 통해 한국 현대사의 굴곡과 아이러니를 성찰하는 작품이다.
위안부 소집을 피해 시집을 갔지만 시댁의 구박과 배고픔으로 고통 받았던 일제강점기와 남북한의 스파이로 오해 받으며 수 차례 죽을 고비를 넘겼던 한국전쟁, 새마을 운동의 일환이었던 '미신타파'로 모진 핍박을 겪었던 1970년대를 거쳐 '나라만신'으로 거듭나기까지 김금화 만신은 그야말로 온몸으로 현대사를 살아온 인물이다. 나라를 대표하는 큰무당이 된 후로는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와 대구 지하철 참사, 천안함 침몰 사건 등 역사의 아픔이 있는 곳이면 발벗고 나서 산 자와 죽은 자의 상처를 달래왔다.
영화 '만신'은 한국 영화계를 이끌어가는 세 여배우 김새론, 류현경, 문소리가 3인 1역으로 서로 다른 나이의 만신 김금화를 연기해 주목 받고 있다. 김새론은 신비한 재능을 지닌 어린 금화 '넘세', 류현경이 신내림을 받고 운명을 위해 목숨을 건 소녀 '새만신', 문소리가 신과 함께 살아가며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여인 '금화'로 각각 분해 캐릭터와 혼연일체 된 열연을 펼친다.
박찬욱 감독과 공동 연출한 영화 '파란만장'으로 제61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단편 경쟁 부문 금곰상을 수상하는 등 영화, 사진, 미술 등 장르를 넘나들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아티스트 박찬경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맡아 전통 무속 신앙과 굿 문화를 재조명한다. 무가를 현대적으로 편곡한 백현진의 주제곡과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펼쳐지는 전통 문양과 그림 등이 어우러져 2014년 가장 독창적인 작품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