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프로농구 상승세의 KGC와 전자랜드가 2일 순위 싸움의 중요한 길목에서 만났다. KGC는 아직 6강을 포기하지 않았다. 객관적으로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쉽지 않지만, 이상범 감독은 끝까지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전자랜드는 4라운드 이후 조직력이 안정을 찾으면서 중위권의 강자로 부상했다. 새해 들어 치른 11경기에서 8승3패를 기록했다.
경기전 양팀 사령탑들은 서로를 칭찬하면서 경계심을 나타냈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KGC는 오세근 양희종 김태술이 부상에서 회복돼 컨디션이 정상에 올랐다. 거기다가 박찬희가 들어오면서 공수에 걸쳐 짜임새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KGC 이상범 감독 역시 "전자랜드는 기본기가 탄탄한 팀이다. 유도훈 감독님이 기본기와 체력을 강조하는데, 선수들이 잘 따라주고 있다. 연패가 길어지지 않는 이유"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최근 상무를 제대하고 합류한 박찬희의 활약을 기대했다. 박찬희는 복귀전이었던 KT전에서 12득점, 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승리를 이끌었다. 이 감독은 "찬희가 오면서 이원대 김윤태 전성현 등 젊은 가드진들이 부담을 덜었다. 전체적으로 공수가 빨라지고, 기존 가드 김태술도 편안하게 경기를 치를 수 있게 됐다"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스타팅에서 빠졌던 박찬희가 투입된 것은 1쿼터 7분을 넘어가는 시점이었다. KGC는 박찬희의 패스를 받은 숀 에반스가 쿼터 막판 연속 득점을 올려 16-12로 리드를 잡았다. 2쿼터 들어 박찬희의 활약은 계속됐다. 박찬희의 빠른 돌파와 중거리슛이 전자랜드의 수비를 흔들었다. 2쿼터 초반 박찬희의 어시스트를 받은 전성현이 3점슛을 꽂아넣었고, 3분38초에는 박찬희의 중거리슛이 터지면서 27-19까지 달아났다. 그러나 KGC는 양희종이 부상을 당하면서 상승세가 꺾였다. 양희종은 2쿼터 3분23초를 남기고 리바운드를 잡고 넘어지면서 들것에 실려나갔다. 전자랜드는 이때부터 맹추격에 나섰다. 김지완의 3점슛 2개와 정병국과 리카르도 포웰의 속공 득점으로 31-31로 동점을 만들며 전반을 마쳤다.
3쿼터 들어서도 접전은 계속됐다. 그러나 두 팀 모두 실수가 잦았다. KGC는 전자랜드의 일대일 밀착 방어를 뚫지 못했고, 전자랜드는 성급한 플레이로 일관하다 득점 찬스를 계속해서 놓쳤다. KGC는 오세근과 에반스, 전자랜드는 박성진과 찰스 로드의 콤비플레이를 앞세웠지만 상대를 서로 압도하지 못했다. 3쿼터까지 KGC의 58-56의 2점차 리드였다.
결국 승부는 4쿼터서 갈렸다. 쿼터 초반 전성현과 김태술의 득점으로 66-60으로 앞서간 KGC는 4분35초경 에반스가 골밑슛을 성공시킨 뒤 이어진 자유투 실패후 리바운드를 오세근이 잡아 득점으로 연결시키며 70-62로 앞서 나갔다. 전자랜드가 정영삼의 3점슛과 돌파로 3점차까지 따라붙었으나, KGC는 경기 종료 2분28초를 남기고 오세근이 속공 득점에 자유투까지 성공시켜 76-67로 점수차를 벌리며 승부를 갈랐다. 4쿼터 막판 박찬희의 감각적인 패스가 KGC의 공격을 이끌었다.
KGC가 파죽의 4연승을 달렸다. KGC는 2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 오세근(18득점, 11리바운드)과 박찬희(6득점, 4어시스트)의 활약을 앞세워 83대77로 승리했다. KCC를 제치고 삼성과 공동 7위로 올라선 KGC는 6위 오리온스와의 승차 6경기를 유지했다.
원주에서는 KT가 홈팀 동부를 77대65로 꺾었다. 전날 이충희 감독이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사퇴해 김영만 코치 대행체제로 바꾼 동부는 전반까지 대등한 승부를 펼쳤지만, 3쿼터 들어 상대 수비에 막히며 패해 이번 시즌 최다인 14연패의 늪에 빠졌다. 오리온스는 전주에서 KCC를 75대62로 누르고 파죽의 6연승을 달렸다. 안양=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