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주전'은 없다.
김보경(25·카디프시티)이 4개월 만에 그라운드에서 모습을 감췄다. 김보경은 2일(한국시각) 영국 웨일스의 카디프시티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카디프-노리치 간의 2013~2014시즌 프리미어리그(EPL) 출전 명단에서 제외됐다. 김보경이 카디프가 올 시즌 치른 경기 명단에서 아예 제외된 것은 지난해 9월 24일 웨스트햄과의 캐피털원컵(리그컵) 이후 4개월 여 만이다. 김보경이 어떤 이유에서 출전명단에서 제외됐는 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카디프는 노리치를 잡고 꼴찌에서 탈출했다. 부상에서 복귀한 크레이그 벨라미와 이적생 켄웨인 존스가 잇달아 노리치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시작 5분 만에 선제골을 내주면서 끌려가다 후반 4분 윌프레드 자하의 패스를 받은 벨라미가 왼발로 골망을 갈랐다. 존스는 벨라미가 동점골을 터뜨린 지 불과 1분 만에 역전 결승골을 터뜨리면서 화려한 데뷔전을 치렀다. 공교롭게도 이적생인 존스와 자하가 카디프 데뷔전에서 공격포인트를 작성하면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영국 스포츠전문매체 스카이스포츠는 경기 후 자하에게 '솔샤르 감독의 기대를 충족시켰다'며 평점 8점을 부여했다. 존스도 평점 7점을 받았다.
김보경의 경계심이 커질 만하다. 솔샤르 감독은 겨울 이적시장에서 새 얼굴을 대거 영입했다. 노리치전에서는 존스와 파비우 다실바를 주전으로 내세웠고, 후보 명단에도 자하 외에도 마그누스 에이크렘과 마츠 델리 등을 채워 넣었다. 솔샤르 감독 입장에선 자신이 영입한 선수들의 가치를 증명해 보일 필요가 있었다. 이 과정에서 리그와 FA컵 등 총 22경기를 뛰면서 단 1개의 공격포인트(1골)에 그치고 있는 김보경이 밀리는 양상이다.
김보경은 그동안 카디프의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해 왔다. 폭넓은 활동량과 뛰어난 패스 실력으로 조던 머치와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풀타임을 소화하기에 부족한 체력과 몸싸움, 적은 공격포인트 등이 잠재적인 불안요소로 꼽혀왔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한 체격 강화와 과감한 몸싸움 등으로 돌파구를 마련해왔다. 그러나 결과는 좀처럼 따라주지 않았다. 팀 부진이 겹친 것도 김보경의 입지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카디프의 변화는 김보경의 브라질행에도 영향을 끼칠 만한 요소다. 출전 시간이 줄어들면 대표팀에서의 경쟁도 멀어진다. 홍명보호에는 김보경의 경쟁자들이 수두룩하다. 2012년 런던올림픽 당시 김보경은 '홍명보호의 황태자'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은 다른 무대다.
솔샤르 감독이 노리치전 한 경기 성과 만으로 스쿼드를 유지할 가능성은 낮다. EPL은 변수가 넘친다. 김보경에게 기회는 여전히 존재한다. 단지 결과가 필요할 뿐이다. 노리치전 결장은 냉혹한 경쟁의 신호탄이다.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