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가 북중미의 강호 멕시코에게 0대4로 졌다.
물론 체력적인 부담은 있었다. 대부분 선수들이 시즌이 끝난 뒤 맞은 휴식기를 막 끝낸 상태였다. 원래대로라면 아직은 체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단계였다. 하지만 모든 과정을 크게 줄였다. 1주간의 브라질 전지훈련으로 체력 훈련을 대신했다. 분명 제대로 된 몸상태가 아니었다. 반면 멕시코는 최고의 상태였다. 한창 시즌 중이어서 몸이 좋았다. 정예멤버들을 끌어모았다. 이 가운데 80% 가까이가 6월 브라질월드컵 진출을 확정해놓은 상태다.
하지만 실망을 감출 수 없었다. 완패였다. 아니 대패였다. 낙제점이었다. 전반은 그럭저럭 선방했다. 경기 초반 멕시코에게 내어준 흐름을 금세 되찾아왔다. 전방 압박과 패싱 게임을 통해 조금씩 점유율을 높였다. 하지만 고질인 골결정력 부족과 수비 불안이 발목을 잡았다. 전반 중반 흐름을 가져왔을 때 맞이한 찬스를 날려버렸다. 실점의 빌미가 됐다. 수비수들의 실수도 겹쳤다. 첫번째 실점과 두번재 실점 모두 수비진의 이해할 수 없는 경기력이 빌미가 됐다.
후반 들어서는 힘도 못 썼다. 멕시코에게 목을 잡힌 뒤 발버둥만 쳤다. 공격에서의 빌드업도, 수비에서의 집중력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저 남은 시간이 흘러가기만을 바라는 모습이었다. 한국의 전매특허인 중원에서의 강력한 압박도 보이지 않았다. 패스 미스만을 남발했다. 대표선수로서의 자부심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 교체카드도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교체 선수들은 팀에 아무런 힘을 보태지 못하고 물러났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대패를 월드컵 성공의 밑거름으로 삼으려면 실패 요인을 잘 분석해야만 한다. 무엇보다도 대표선수로서의 자부심 그리고 정신력을 재고취하는 것부터 시작해야만 한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